‘충격의 FA 미계약, 그리고 은퇴’ 표승주 “내가 더 잘 할 수 있는 배구를 하고 싶어서 사인 앤드 트레이드 요청...협상 기간 내내 구체적인 금액 제시는 없었다” [표승주 인터뷰①]

반면 이로부터 사흘 뒤인 지난달 24일 막을 내린 프로배구 여자부의 가장 큰 화제는 최대어 이다현의 흥국생명 이적이 아니었다. 어느 팀에 가도 능히 주전으로 뛸 수 있는 다재다능 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의 FA 미계약 소식이었다.

그 결말은 미계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미계약 엔딩’이었다. 그리고 표승주는 자신의 SNS를 통해 현역 은퇴를 공식화했다.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뛰던 선수가 FA라는 제도 틀에 의해 떠밀려 은퇴하게 된 셈이다.

웃으며 카페에 들어선 표승주였지만, 다소 핼쑥해진 얼굴에서 그간의 마음고생을 엿볼 수 있었다.
표승주에겐 이번 FA가 네 번째였다. 사실 표승주는 IBK기업은행과 재계약을 맺은 지난 세 번째 FA가 자신의 마지막 3년이라고 생각하고 배구를 했다.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해내는 역할을 부여받으면서 계약 첫 해였던 2022~2023시즌에 529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500점을 넘어서며 큰 성장세를 보여줬다. 표승주는 “그 전까지만 해도 이번 3년만 하고 배구를 그만해야지 했는데, 지난 3년간 배구를 하면 할수록 늘어간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목표를 수정했다. 이번 FA 3년이 내게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한 번 더 해보자’라는 마음을 먹었다. 관두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표승주는 운동화 끈을 조여 맸다. 메가와 부키리치라는 최고의 ‘쌍포’가 있는 상황에서 표승주는 수비와 리시브 등 궂은일에 매진하면서 팀 승리만을 위해 뛰었다. 자연히 개인 성적은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득점도 434점에서 277점으로 떨어졌고, 리시브 범위도 넓어지다 보니 리시브 효율도 35.16%에서 25.49%로 약 10% 가량 하락했다. 표승주는 “팀 승리를 위해선 제가 공격보다는 수비적인 역할을 더 해야한다는 상황을 100% 받아들이고 뛰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이겼으니 됐다’라는 마음이었지만, 갈수록 팀은 승리해도 마음은 불편했다. 내가 뭔가 팀에 큰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마음에, 이게 맞는 건가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표승주를 잔류시키고 싶었던 정관장은 표승주에게 ‘그럼 너를 원하는 팀을 구해와라’고 했지만, 선수 본인이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구하기란 쉽지 않았다. 프로배구에서도 에이전트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표승주는 “제가 다른 구단에 연락하거나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기다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됐다”고 말했다.

표승주를 정말 잔류시키고자 했다면 정관장에서 구체적인 조건 등을 포함한 계약 제시가 있어야 했지만 없었다. 본 기자는 여러 루트로 취재한 결과 ‘표승주가 정관장으로부터 2024~2025시즌에 받은 연봉, 혹은 그보다 조금 더 얹어진 조건의 금액을 제시받았다’라고 배구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이에 대해 표승주에게 묻자 “협상 마지막 날까지도 금액 제시 등 구체적인 계약안 제시는 전혀 없었다”라고 잘라 말했다.

용인=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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