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보다 아름다운'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신박한 희비극 [드라마 쪼개보기]
아이즈 ize 최영균(칼럼니스트)

김혜자 손석구 한지민 주연의 JTBC 주말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여러 이유로 꾸준히 화제를 모으고 있다.
우선 국민 배우 김혜자가 3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는 작품이다. 연륜의 숫자로 존경받는 것이 아니라 '디어 마이 프렌즈' '눈이 부시게' '우리들의 블루스' 등 최근 출연작 하나하나가 걸작들이라 이번 드라마도 그 어떤 젊은 톱스타들 못지않게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코미디 작품 활동은 드물어 시트콤 '청담동 살아요' 이후 처음이다.
연출도 눈길을 끈다. '나의 해방일지' '눈이 부시게' 등을 선보였던 김석윤 감독의 작품이다. 김 감독은 '힙하게' '청담동 살아요' '올드미스 다이어리' 등 시트콤이나 코미디에서도 돋보이는 결과물들을 선보였다.

작가의 필모그라피도 만만치 않다. 이남규 작가는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힙하게' '눈이 부시게' '송곳' '청담동 살아요' '올드미스 다이어리' 등을 집필했다. 그러니까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김혜자와 김 감독, 이 작가가 '청담동 살아요' '눈이 부시게'에 이어 세 번째로 함께 하는 작품이다.
그래서 그런지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청담동 살아요'의 희극과 '눈이 부시게'의 비극을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오가는 희비극이다. 김혜자가 죽어서 천국에 갔더니 남편 손석구는 30대 젊음으로 변해 있어 벌어지는 해프닝이 웃음을 유발한다. 그러면서도 삶과 죽음의 문제들을 다룬 사후 세계의 에피소드들이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코미디에는 병맛 개그나 일본 만화의 웃음 코드를 포함해 다양한 희극 기법들이 배치돼 있는는 특히 김혜자의 희극 연기가 압도적이다. 김혜자가 손석구를 비롯해 어설픈 목사 류덕환 등 다양한 등장인물들과 합을 맞춰 보여주는 코미디는 명불허전이다.

김혜자와 손석구의 커플 연기는 큰 나이 차가 도드라지지 않고 상당히 자연스러운데 좋은 희극 앙상블이 이 커플의 로맨스에 자연스러움을 불어 넣고 있다. 비극은, 천국에서 다시 만나는 반려동물 에피소드처럼 사람들이 평소 사후에 일어나기 바라는 일들을 감동적으로 잘 극화해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킨다.
5화부터는 지옥이 등장하면서 권선징악이나 인과응보 등 정의 구현의 쾌감도 만날 수 있다. 사후 세계에 한지민과 이정은의 미스터리한 등장은 이들과 얽힌 비밀을 풀어나가는 추리의 재미도 시청자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승에 남겨진 산 자들과 저승의 죽은 자들은 영적으로 상호 작용하면서 사별했지만 연결돼 있는 모습이다. '삶과 죽음은 하나이고 죽음은 친밀해짐으로 극복한다'는 현인들의 가르침을 쉽고 와닿게 담아 놓은 에피소드들이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죽음을 조금은 덜 두렵고 덜 심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신박하다. 일단 천국에서 만난 김혜자-손석구 부부라는 설정이 기발하다. 희극과 비극을 단짠으로 오가면서 웃음과 눈물을 함께 자아내는 드라마도 흔치 않다. 이런 감성의 순간들이, 한지민과 이정은의 비밀을 추리하도록 이성을 자극하는 설정들과 맞물려 돌아가는 드라마 작법도 새롭다.
OTT 활성화를 통해 드라마 소재나 테마가 확장됐다고는 하지만 최근 드라마 흐름은 그 확정성 아래 다시 패턴화되고 몰개성화되는 느낌이다. 이런 경향을 거스르고 독창적인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그래서 마무리까지 잘 한다면 재미에 의미도 더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결말이 정말 예측불가라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대개의 드라마들이 패턴화된 범주 안에 있다 보니 진행과 결말이 시청자들의 예측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지 않다. 하지만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앞으로의 전개도, 엔딩도 좀처럼 그려지지 않는다.
뻔하지 않은 드라마는 재미도 감동도 배가되기에 높은 평가를 받는다. 도대체 이 드라마가 어떤 절정부를 거쳐 마무리될 수 있을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지금까지의 풍성한 신박함이 대단원의 막을 내릴 때도 짙게 유지된다면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감독 작가 배우의 합동 전작인 '눈이 부시게'와는 또 다른 방향에서 역대급 작품으로 박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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