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교육의 천국? 환상입니다 [취재 뒷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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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들'은 다 잘해" 편집국 사람들에게 우쭐대고 싶을 때마다 꺼내놓는 말이다.
5년째 〈시사IN〉에서 '평범한 이웃, 유럽'을 연재하고 있는 김진경 통신원의 글은 매회 흥미진진하다.
'유럽은 학생들이 공부 스트레스 없이 자유롭게 배우는, 교육의 천국'이라는 환상이 특히 크다.
현지에서 보기에 유럽 사회는 계급 전통이 여전히 존재하고 교육 시스템도 상위 계급에 더 유리하게 짜인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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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들’은 다 잘해” 편집국 사람들에게 우쭐대고 싶을 때마다 꺼내놓는 말이다. 근거가 있다. 5년째 〈시사IN〉에서 ‘평범한 이웃, 유럽’을 연재하고 있는 김진경 통신원의 글은 매회 흥미진진하다. 최근 잠깐 한국을 방문한 그를 만났다.
2020년부터 연재를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계기였다. 당시 한국과 대비되던 유럽의 상황 및 대처 방식을 전달하는 글을 몇 차례 써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럽 사회 전반적 모습에 대해 글을 연재해보자는 제안을 받고 시작했다.
유럽을 다루지만 한국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겹쳐진다.
한쪽의 이슈를 생각하면서 다른 쪽을 동시에 떠올리며 비교하는 것은, 30년 가까이 한국에 살다 이제 10년 넘게 스위스에서 살고 있는 나에겐 자연스러운 일이다.
최근 ‘인셀’ 현상을 다룬 원고가 인상적이었다.
글에도 언급했지만 내게도 13세 딸, 9세 아들이 있다. 이 아이들이 자라는 환경이 나의 어린 시절과 너무나 달라졌기 때문에 부모로서 고민할 부분이 많다. 스스로의 가치관을 세워야 할 예민한 시기에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의 왜곡된 정보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인셀 현상도, 물론 남성의 지위 변화나 경제 상황 등 다른 요소를 고려해야겠지만, 소셜미디어의 어두운 영향력에 힘입어 퍼지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를 두고 그저 “우리 어릴 때와 세상이 달라진 것뿐”이라고 하는 것은 소극적 방치라고 본다.
스스로 가장 기억에 가장 남는 유럽 이야기는?
스위스의 조력 사망 제도에 관한 글을 세 편 썼다. 인구가 급격히 노령화되는 한국 사회에서도 그 제도에 관심이 많다. 나는 기본적으로 조력 사망 선택지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이것이 실제 사회에 정착될 때 과연 당사자의 자유로운 선택만으로 결정될지 의문이 많이 남는다. 부양가족, 병원비(연명치료비) 등 사회경제적 배경에 영향을 받는 조력 사망을 존엄한 죽음이라고 볼 수 있을까. 조력 사망 제도를 오래 시행해온 스위스 사회 내에서도 나오는 비판이다.
한국 사회가 유럽에 가진 환상 혹은 오해는?
‘유럽은 학생들이 공부 스트레스 없이 자유롭게 배우는, 교육의 천국’이라는 환상이 특히 크다. 현지에서 보기에 유럽 사회는 계급 전통이 여전히 존재하고 교육 시스템도 상위 계급에 더 유리하게 짜인 면이 있다. 엘리트 자녀는 공부해서 또 엘리트가 되고 나머지는 직업교육에 만족하며 산다. 직업교육의 질이 높고 어떤 직업을 갖든 먹고살 수 있다고 해서, 이 차별적 시스템이 정당화되진 않는다.한국 사회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황이라면, 유럽 사회는 좁은 문에 가로막혀 대다수가 지레 포기하는 상황이다.
변진경 편집국장 alm242@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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