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가격 올릴 때 '동결'… 삼양·맘스터치·빽다방 '착한' 역발상 전략?
유통사 가성비 PB 공세도 영향

올해 국내 식품·외식업체 40여 곳이 먹거리 물가를 전방위적으로 올리는 상황에서, 삼양식품·맘스터치 등 일부 업체가 제품 가격 동결 방침을 고수하는 '역발상 전략'을 펴고 있다. 가격 동결로 당장의 비용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착한 기업' 이미지를 굳혀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버거·치킨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는 올해 햄버거 가격을 동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맘스터치는 2024년 맥도날드(5월), KFC(6월), 롯데리아(8월)가 햄버거 가격을 차례로 인상하자 그해 싸이버거 등 주요 제품 가격을 300원씩 인상했다. 경쟁사 세 곳이 올해 3~4월 제품 가격을 한 차례 더 올렸지만, 맘스터치는 추가 인상에 선을 긋고 있다.

빽다방과 이디야커피도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커피 업계 가격 인상은 이상 기후에 따른 국제 원두값 폭등으로 올해 1월 스타벅스가 아메리카노 톨(355ml) 사이즈 가격을 200원(4,500→4,700원) 올리며 본격화됐다. 할리스·투썸플레이스 등 대형 커피 전문점은 물론 컴포즈커피·메가커피·더벤티 등 저가 브랜드도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빽다방은 오히려 가격을 유지한 채 고급 원두 비중을 두 배 늘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디야는 매장 내 주문 음료 가격은 동결한 채 3월부터 배달 가격만 올렸다.
삼양식품 또한 올해 불닭볶음면 등 주요 제품 가격을 동결한다고 밝혔다. 농심·오뚜기·팔도 등이 "팜유, 전분류 등이 올랐다"며 라면값을 올린 것과 대조적이다.

이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유지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최근 상황을 '브랜드 이미지 제고 기회'로 판단했다는 분석이 많다. 수년째 계속되는 고물가·고금리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터라 가격을 동결하는 것만으로도 '착한 기업'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오뚜기는 2008년 이후 13년간 진라면 가격을 유지해 '갓뚜기'로 칭송받으며 한때 업계 1위 농심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가격 인상에 따른 역효과를 우려한 측면도 있다. 맘스터치·빽다방·이디야커피 모두 가성비 이미지가 강해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 저항이 다른 업체보다 클 수 있다. 저가 커피 시장은 편의점까지 뛰어들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한 상황이다. 2월 CU는 파우치 음료(얼음컵에 부어 먹는 액상 음료) 브랜드 '델라페' 커피 가격을 200원 인하했고, 즉석 원두 커피인 'get 커피' 가격을 동결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마트 등이 가성비 자체브랜드(PB)를 강화하고 있어 과거처럼 식품업체가 경쟁사 따라 가격을 올렸다간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고 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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