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교부금 개편 적기"…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까
[편집자주] 선거는 정책 경쟁의 장(場)이다. 미뤄왔던 정책 과제들이 쏟아진다. 정책 과제를 해결하는 것은 대한민국 '1.0'에서 '2.0'으로 가는 과정이다. 미뤄왔던 정책 과제를 이슈별로 살펴본다. 이 같은 정책 과제를 'Policy(정책) 2.0'으로 명명했다.

의무지출인 교육교부금 개편은 법 개정 사항이다. 국회의 관련법 개정 없이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치권의 관심은 높지 않다. 지방자치단체와 이해관계자 등의 저항으로 진전이 쉽지 않다. 결국 표를 의식한 정치적 부담이 효율적 재정배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저출산·고령화로 학생수는 줄어들지만 교부금 산정방식은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 교부금액은 세수와 연동돼있기 때문에 학령인구 감소와 관계없이 정해진다.
교부금 개편 필요성은 10년 전부터 거론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5년 1월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세수가 늘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자동으로 증가하는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하는지 심층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보완책 마련을 지시했다. 다만 시·도 교육청의 반발로 개편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2018년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국회예산정책처가 내국세 연동 방식에 대해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에 들어서는 보다 본격적인 논의가 오갔다.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부터 "고등교육 재정 확충과 연계한 교육교부금 제도 개편을 통해 대학의 자율적 혁신을 뒷받침하겠다"고 명시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7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초중등 학생 수가 줄어드는 교육 환경의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며 개편 의지를 나타냈다. 이후 기획재정부와 교육부가 공동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제도 손질로 이어지진 못했다. 교육 현장의 반발이 거셌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생수가 줄어도 학급·교원이 늘면 재정 수요는 더 많아진다"며 반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학생 수가 감소하니 예산을 줄인다는 논리는 단면적"이라며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지원이 필요하면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신설하라고 주장했다.
야당도 정부 계획에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초·중·고에 투입되는 예산을 줄여 대학에 지원하겠다는 계획은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조삼모사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대신 교육에 대한 국고 직접 지원을 늘려야 한다며 정부 재정의 책임 강화를 주장했다.
결국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개편 논의는 지역구 표심을 생각한 정치권의 소극적인 태도가 맞물리면서 흐지부지됐다.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법 개정에 나서는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당 차원의 관심도 식었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교부금 제도 개편안으로는 △경상GDP(국내총생산) 연동 △학령인구 비중 변화 반영 △지자체장-교육감 러닝메이트제 등이 거론된다.
현행 시도 교육감 선출제를 폐지하고 지자체장과 교육감을 러닝메이트로 선출하자는 제안은 2022년 기재부와 교육부가 공동 개최한 교부금 개선 토론회에서 나왔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당시 "지자체장 지방선거와 별도로 진행되는 교육감 선출제로는 교육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지자체장 선거의 러닝메이트로 선출하거나 지자체장이 교육 전문가를 임명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KDI는 교부금을 내국세가 아니라 학령인구와 경상성장률에 연동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전체 인구 대비 학령인구 비율이 전년보다 늘면 교부금을 경상 GDP 증가율보다 더 큰폭으로 올리고, 반대의 경우 GDP 증가율보다 낮게 올리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2021~2060년의 기간동안 현행 내국세수 연동방식보다 약 1047조원의 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고 KDI는 추정했다. 또 내국세수에 연동된 현행 방식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재정을 운용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 개편안은 1인당 경상 GDP의 27% 수준을 해마다 안정적으로 학령인구 1인당 평균 교부금으로 지원한다"며 "지나친 교부금 확대를 통제하고 재정운용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G20 상위 국가 기준 최소필요교부금액보다 2060년 기준 1인당 경상GDP의 약 6% 수준을 학령인구마다 더 지원하기 때문에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투자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논의를 시작할 적기라고 강조한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초중고의 학령인구는 급속하게 줄어들지만 이를 대상으로 한 투자 총량은 늘고 있다"며 "내국세에 연동되는 초중고 교육재정 총량 산정방식 개편 필요성이 크지만 정치권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가 교육예산 제도를 개편하기 위한 '골든타임'인 만큼 정치권에서 공회적을 반복하던 개편 논의가 본격화하기 위해선 교육재정 산정방식 개편에 대한 전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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