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다시 시작된 원유증산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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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시장이 심상찮다.
정부 세수의 61.6%를 원유판매 수익에 의존하는 사우디아라비아로선 가격을 지지하기 위해 감산을 해왔지만 유가하락 기조가 분명해지자 가격경쟁을 통해 경쟁자들을 시장에서 도태시키는 전략으로 전환한 것이다.
2014년 중반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던 원유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이후 급격히 하락해 2016년 2월이 되자 26달러까지 떨어졌다.
OPEC+의 증산으로 촉발된 가격하락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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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시장이 심상찮다. 에너지 가격하락이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포함한 8개 OPEC+(오펙플러스) 회원국은 5월3일 하루 41만배럴 증산을 결정했다.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산이 발표되면서 브렌트유는 4% 이상 하락해 59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도 56달러까지 하락했다. 3년 넘게 지속된 OPEC+의 감산전략을 폐기하고 증산을 통한 가격경쟁으로 노선을 전환한 것이다. OPEC+는 그동안 하루 생산량을 약 600만배럴 감산했다. 감산전략은 원유가격을 배럴당 90달러 이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세계적인 수요부진 지속, 회원국간 느슨한 할당량 규정 그리고 미국의 지속적인 생산량 증가로 감산전략이 점차 힘을 잃어갔다.
미국의 생산량 증가가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최근엔 카자흐스탄이 국익을 내세워 할당량보다 더 많은 원유를 생산할 것임을 명백히 하면서 내부균열이 확대된다. 카자흐스탄의 노선이탈이 본격화하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실력행사에 나섰다.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200만배럴의 생산량 감축을 감내하면서 유가를 떠받치기 위한 희생을 해왔다. 하지만 이라크에 이어 카자흐스탄까지 할당량을 무시한 증산을 본격화하자 인내심의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네옴시티를 비롯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배럴당 91달러가 돼야 균형재정을 달성할 수 있다. 정부 세수의 61.6%를 원유판매 수익에 의존하는 사우디아라비아로선 가격을 지지하기 위해 감산을 해왔지만 유가하락 기조가 분명해지자 가격경쟁을 통해 경쟁자들을 시장에서 도태시키는 전략으로 전환한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과거에도 유사한 전략을 활용했다.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는 당시 미국 셰일업체들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저유가 전략을 채택했다. 2014년 중반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던 원유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이후 급격히 하락해 2016년 2월이 되자 26달러까지 떨어졌다. 당시 미국 셰일업계는 배럴당 50달러 이상은 돼야 수익을 낼 수 있는데 30달러 수준까지 원유가격이 하락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이후 미국 셰일업계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비용절감, 그리고 효율성 향상을 위한 신기술 도입 등을 통해 생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기억은 미국 셰일업계에 큰 악몽으로 남아 있다. 그렇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원유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각종 조치에도 불구하고 셰일업계는 신중한 태도를 이어가면서 증산에 나서지 않았다.
OPEC+의 증산으로 촉발된 가격하락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으로 인해 미국을 비롯한 주요 소비국의 경기가 후퇴하면서 석유수요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의 지속적인 전기차 전환 및 천연가스트럭 보급확대가 이어지면서 수요감소 추세는 가팔라질 수 있다. 이에 비해 공급은 OPEC+ 외에도 브라질, 가이아나 등 다양한 국가에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원유가격 하락은 여러 가지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경제엔 일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해 경제체질을 개선하고 한계에 직면한 업종에 대한 단계적 구조조정을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지만 정치적 상황이 이를 어렵게 하는 점은 아쉬울 따름이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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