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직관을 믿는 '일극 리더'는 위험하다 [한국의 창(窓)]
'반트럼프' 바람으로 뒤바뀐 캐나다 정치
미궁 속에 빠진 트럼프의 관세 위협 정책
6월 대선, 달콤한 약속의 위험 경계해야

캐나다 총리 선거가 자유당의 재집권으로 마무리됐다. 이 결과에 주목하는 이유는 전 세계적 관심사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과 관련하여 중요한 시사점을 주기 때문이다. 첫째, 국익 우선은 어느 나라에서나 외교 정책의 중요한 전제이겠지만, 동맹을 실망하게 하는 것은 추가적인 대가가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더 넓게는 경제 원칙을 무시한 트럼프식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캐나다에서 총리 선거가 치러진 이유는 거의 10년 동안 집권해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트뤼도 총리가 지난 1월 사임했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말 당시 트럼프 당선자가 취임 첫날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극적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멕시코는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맞받아친 반면, 캐나다는 점잖게 트럼프에게 전화를 걸어 국경 안보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사실 트뤼도는 이미 정치적 동력을 잃은 상황이었다. 수년간의 정치적 내분과 스캔들, 인플레이션으로 집권당인 자유당의 인기가 추락한 것이다.
따라서 1월까지만 해도 야당인 보수당의 승리가 점쳐지고 있었다. 보수당 대표 폴리에브르는 심지어 트럼프와 비슷하게 '캐나다 우선주의'를 슬로건으로 삼았고, 20%포인트 이상 앞섰다. 그러나 트럼프 취임 이후 캐나다 내에서 트럼프식 정치에 대한 반감이 점점 커지면서 3개월 만에 여론이 뒤집혔다. 가장 가까운 동맹의 배신은 파장이 컸다. 트럼프가 아니었으면 캐나다 정권이 바뀔 가능성이 컸고, 정권이 바뀌면 미국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공화당과 성향이 더 비슷한 협상 상대방을 마주했을 것인데 스스로 불리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트럼프의 무역 전쟁은 미궁에 빠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설마 정말 하랴 싶던 관세를 발표하더니 곧 90일간 유예하겠다고 결정했다. 애초에 협상을 원했던 것이고 관세를 진짜 받겠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변명할 수 있겠지만, 그러기에는 미국 달러 가치와 국채 가격, 주가까지 단기간에 심하게 타격을 받았다. 게다가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미국 기업의 대부분이 관세 문제를 거론하고 많은 수가 경기 침체를 언급했다. 소비재 기업들은 미국인의 소비 감소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무역 전쟁에서 가장 흔들고 싶은 상대는 중국이었을 것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관세 유예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의 수출업체들은 작년 말 최대한 미국에 상품을 많이 보내서 시간을 벌었다. 중국 정부는 현재 보복 관세로 미국과 대립하며 버티고 있다. 이제는 미국이 협상에 조급해지는 형국이다. 미국에서 중국산 수입품으로 인해 물가 불안이 가시화되면 기준 금리 인하는 물 건너가고 여론이 나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도 경제가 좋은 상황은 결코 아니지만 벼랑 끝 전술은 독재 국가가 쓰기에 더 유리하다.
자기 직관을 믿는 일극의 리더는 위험하다. 인기에 영합하여 경제 원칙을 무시해도 당당한 리더는 국민을 위험에 빠뜨린다. 포퓰리즘의 결과는 필연적으로 뒤에 나타난다. 그래서 포퓰리즘을 따르는 정치가 더 만연한 것 아닌가라고 좌절해왔다. 하지만 간접 경험으로 배울 수 있다면 우리는 위험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이 혼란한 상황에 대한민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쉽고 달콤한 약속이 경제에는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쓰더라도 삼켜야 한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경제사회연구원 경제센터장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체코 원전 최종 계약 하루 앞두고… 현지 법원, 한수원 계약 중지 결정 | 한국일보
- 김문수-국민의힘 단일화 충돌... 대선 후보와 당이 맞선 초유의 사태 | 한국일보
- "尹, 어린이날 한강서 한가로이 개 산책" 목격담 확산 | 한국일보
- 문다혜, 자선 전시회 모금액 기부 안 한 혐의로 입건 | 한국일보
- '임신' 서민재 "남친과 연락 두절... 스토킹으로 고소한다고" | 한국일보
- [단독] 김문수 저격한 캠프 핵심 의원... "좌파식 조직 탈취 시도" | 한국일보
- 한덕수 "단일화 불발은 국민 배반... 저를 지지하는 분 훨씬 많아" | 한국일보
- 국힘 "사기당했다" 한탄… 김문수 1박 2일 TK·PK행 '마이웨이' | 한국일보
- 박군 "가난했던 어린 시절, 준비물 못 사 맞기도"... 과거사 고백 | 한국일보
- 권영세 "김문수, 배신 안돼... 내일 전 당원 단일화 찬반조사"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