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힐링속으로-경북을 걷다] 64. 경주 '삼릉 가는 길'

황기환 기자 2025. 5. 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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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역사 흐르는 고즈넉한 속으로
'삼릉 가는 길' 출발지인 월정교 모습

경주는 천년 고도의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도시다.

이러한 경주에는 아름다운 풍광과 역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길이 있다.

바로 신라 박 씨 세 왕의 무덤인 삼릉을 품은 '삼릉 가는 길'이다.
 
'삼릉 가는 길' 안내도.

'삼릉 가는 길'은 아름다운 경주의 풍광을 즐기면서 문화유산과 함께할 수 있는 명품길이다.

경주 서남산 둘레를 따라 걷는 약 8㎞의 이 길은 천년 고도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걷는 이들에게 깊은 감동과 여유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로 이어진 '삼릉 가는 길'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과 신비로움을 선사하며, 걷는 이들에게 깊은 감동과 힐링을 선사한다.

이 길을 따라 걸으면 경주의 고즈넉한 풍경과 천년의 역사를 함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삼릉 가는 길' 안내 표지석

특히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걸을 수 있도록 곳곳에 이정표로 벽화를 그려놓은 점이 눈에 띈다.

가정집의 담벼락에 신라인의 미소, 첨성대 등 경주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그림을 재미있게 표현해 걷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안겨 준다.

전봇대, 돌에도 이정표를 담아 인위적으로 만든 길이 아닌, 천년의 역사 따라 바람 따라 흘러가는 길인 듯 해놓았다.

이 길의 중간쯤에 자리한 태진지는 생태공원으로 조성돼 있으며, 다양한 수생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에 조성된 쉼터에서 잠시 쉬며 자연의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다.

삼릉 가는 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다. 이곳은 천년의 역사가 흐르는 길이며,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명품 길이다.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걸어볼 만한 곳이다.
 
'삼릉 가는 길' 바닥에 표시된 안내석

△가족과 함께 걷기 좋은 길

삼릉 가는 길은 비교적 평탄한 길로 이뤄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월정교에서 출발해 안내 책자를 참고하며 이정표를 따라 천천히 걸으면 된다.

특히 곳곳에 숨겨진 아름다운 풍경과 역사 유적을 감상하며 가족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길이다.

삼릉 가는 길을 걷기 위해서는 경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500번대 버스를 타고 국당마을 또는 탑리마을에서 하차 후 도보로 이동하면 된다.

코스는 월정교 복원 현장-천관사지-오릉-포석정-배동석조여래삼존입상-삼릉까지 이어지는 길로 약 1~2시간 소요된다.

삼릉 가는 길의 첫 번째 이정표는 월정교 앞 공영주차장 입구의 돌로 만든 조형물로, 전체 코스 안내와 함께 출발지임을 알려준다.

공영주차장 옆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오는 펜션단지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에 천관사지가 나온다.

천관사지부터 오릉까지는 평탄한 농로로, 주변의 자연을 감상하며 힐링할 수 있는 구간이다.
 
오릉 전경

오릉을 둘러본 후 오릉네거리에서 삼릉 방향으로 횡단보도를 건너자마자 경주빵 가게를 끼고 왼쪽 골목길로 들어서면 된다.

삼릉 가는 길은 벽화가 그려진 마을과 경주WEE센터 정문 앞을 지나 1㎞ 남짓 들판을 걷다 보면 남산 식혜골 마을과 김호장군 고택을 안내하는 이정표와 만난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다소 좁고 나지막한 언덕길을 지나면 나오는 남간마을 끝에서 창림사지 당간지주를 만날 수 있다.

이어 남산 자락을 따라 조성된 길은 왼쪽 언덕에 보이는 창림사지 3층석탑 현장을 지나 포석마을로 연결된다.

마을 곳곳에 문화유산 벽화가 예쁘게 그려진 포석마을 골목으로 연결된 길은 포석정지 방문자센터 건물 옆을 따라 포석정 주차장으로 이어진다.
 
태진지 모습
포석정 주차장에서 지마왕릉으로 연결된 삼릉 가는 길은 아름드리 소나무 사이로 조성된 오솔길을 따라 태진지, 배동석조여래삼존입상, 삼릉까지 이어진다.
 
지마왕릉에서 삼릉으로 연결된 구간 모습.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역사와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길

삼릉 가는 길 주변에는 신라 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문화유적지가 자리하고 있다.

아름다운 야경을 자랑하는 월정교, 신라 화랑 김유신과 천관이라는 기생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는 천관사지가 있다.

신라 시조 박혁거세와 왕비 알영 부부를 비롯한 박 씨 왕들의 무덤인 오릉, 신라 왕들이 연회를 즐기던 포석정, 섬세하고 아름다운 조각이 특징인 배동석조여래삼존입상도 있다.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삼릉이 이 길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이밖에도 삼릉 가는 길 주변에는 김호장군 고택, 양산재, 나정, 일성왕릉, 남간사지 당간지주, 창림사지, 포석정, 지마왕릉 등 신라의 역사를 품은 다양한 유적들이 자리하고 있다.

걷는 내내 천년전 신라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삼릉 가는 길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고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길이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걸으며 신라 시대의 숨결을 느끼고, 아름다운 자연 풍경 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큰 위안이 된다.
 
최근 복원된 천관사지 삼층석탑.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천관사지

배반동에 위치한 천관사지는 논 가운데에 있는 절터로, 김유신과 기생 천관의 이야기가 전하는 곳이다. 절터에는 석재와 기와 조각들이 흩어져 있다.

2000년부터 여러 차례 주변을 발굴 조사해 천관사 건물터와 탑의 터, 우물 등을 확인했다. 남아 있던 탑의 몸돌과 바닥돌 부재를 참고해 사각형의 바닥돌 위에 팔각형의 몸돌을 얹은 삼층석탑 1기를 복원했다. 이 탑은 지붕돌 밑면의 받침이 연꽃 모양으로 된 점이 독특하다.
 
남간사지 당간지주

△남간사지 당간지주

보물인 남간사지 당간지주는 남간마을의 남간사 터에서 남쪽으로 500m 가량 떨어진 곳에 70cm의 간격을 두고 마주 서 있는 두 개의 깃대 지지대이다.

이 당간지주에는 당간을 고정시키기 위한 구멍 세 개가 뚫려 있는데, 맨 위의 '+'자 모양 구멍은 다른 당간지주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형태이다.

이 당간지주는 특별한 장식 없이 만들어져 그 모습이 소박하고 단순하다. 통일 신라 중기의 작품이지만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
 
지마왕릉 전경

△지마왕릉

이 능은 경주시 배동에 있는 신라 제6대 지마왕(재위 112~134)의 무덤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지마왕은 신라 5대 파사왕의 아들로 태어나 23년간 재위하면서 가야, 왜구, 말갈의 침입을 막았다.

능은 포석정에서 200m 떨어진 남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으며 봉분은 밑둘레 38m, 높이 3.4m 면적은 9488㎡로 크지 않은 규모로 굴식돌방무덤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덤의 입지조건이나 봉분의 형태 등으로 볼 때 통일신라 때 무덤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경사를 이용해 높은 곳에 안치했으며, 아무 표지가 없고 능 앞에 혼유석이 있으나, 최근에 만든 것으로 보인다.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

△배동석조여래삼존입상

보물로 지정된 배동석조여래삼존입상은 어린 아이의 얼굴과 몸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7세기 신라 불상의 대표작으로 평가된다.

중앙에 자리한 불상은 이중으로 된 상투 모양 머리에네모나고 통통한 얼굴을 하고 있다. 원통형의 몸은 목이 거의 없고 두 손은 큼직한데, 왼손은 내리고 오른손을 올리고 있다.

왼족의 보살상은 작은 부처가 새겨진 보간을 쓰고 왼손에 정병을 든 것으로 보아 관음보살로 추정된다.

오른쪽 보살상은 왼쪽의 보살상과 달리 굵은 목걸이와 구슬장식을 발목까지 늘어뜨리고 있다. 이 점 때문에 두 보살상의 제작 시기를 다르게 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