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사법부 흔들기’ 지나치단 지적 새겨야
대법원장 탄핵 위협 삼권분립 훼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파기환송심 일정과 관련해 사법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15일로 예정된 이 후보의 재판기일 연기를 공식 대통령 선거운동 전날인 11일 밤까지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포함해 청문회와 국정조사 등 특단의 조치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윤호중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6일 “5월 12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에 출마 후보들의 재판기일을 대선 이후로 미루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의 이런 강경 대응은 이 후보의 선거법 사건 대법원 상고심이 예상보다 빨리 이뤄진 뒤 파기환송심도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대법원은 사건기록 접수 34일 만에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지난 1일 내렸고, 서울고법은 상고심 선고 하루 만인 지난 2일 형사7부(재판장 이재권)에 사건을 배당했다. 재판부는 그날 바로 첫 공판기일을 오는 15일로 잡았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대통령 선거 전에 파기환송심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민주당은 대법원과 고등법원의 신속한 재판 진행을 ‘사법 쿠데타’이자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공직선거법은 선거범죄 사건 1심은 6개월, 2심과 3심은 각각 3개월 이내 판결해야 하는 ‘6·3·3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1년 안에 끝났어야 할 재판이 이 후보 측 서류 수령거부 등으로 지연된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대선 개입 표적 재판 기획자고 집행자’라고 규정하며 법원을 몰아붙이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정청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관련 청문회를 법사위에서 열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장을 향한 탄핵과 청문회 언급은 도를 넘은 정치 공세다. 입법기관인 국회가 사법부 최고 수장인 대법원장 탄핵을 추진하면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된다. 이 후보에게 불리한 판결이 나왔다고 대법원장 탄핵 운운하는 것은 지나치다. 민주당은 한 달여 전 2심 무죄 판결은 ‘정의’라고 했다. 민주당은 또 이 후보 재판을 지연시키거나 사법부를 견제하기 위한 관련 법안도 다수 발의했다. 형사 피고인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진행 중인 형사 재판을 정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지난 2일 발의했다. 발의와 상정, 소위원회 회부까지 단 하루 만에 초고속으로 이뤄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7일 전체회의에서 이 법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민주당의 입법권 남용이 다수당 힘 자랑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대법원 판결에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으나 금도는 지켜야 한다. 도를 넘어선 사법부 압박은 국민에게 민주주의 근간인 삼권분립을 부정한다는 인상을 줄 뿐이다. “지금도 이런데 집권 이후에는 어떻겠느냐”는 걱정이 벌써 쏟아진다. 이런 지적을 새겨들어 민주당은 감정적 대응을 삼가고,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마땅하다. 사법부는 불필요한 오해와 시비를 사지 않도록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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