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들었지만 공약은 뒷전…충청 돌며 전 정권만 저격한 이재명

이성현 기자 2025. 5. 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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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충북 제천 의림지를 찾아 지지를 호소하는 즉흥 연설을 하고 있다. 이상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충남·북, 경기 일대를 돌며 민심 행보에 나선 가운데 지역 핵심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공약이나 해법은 내놓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충북 단양·제천·음성·진천·증평·보은·옥천·영동과 경기 양평·여주, 충남 금산 등을 방문하며 경청투어를 진행했다. 이번 일정은 '국토종주편'이란 주제로 전국 각지를 순회하며 민심을 듣고 지역의 문제를 살펴보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이 후보는 지난 4일 충청권 첫 일정으로 방문한 단양 구경시장에서 "여러분의 뜻이 관철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양팔경과 소백산을 연계한 관광벨트 조성 등 지역이 요구해온 현안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제천 의림지를 찾은 자리에서도 "내란 세력들이 다시 나라를 책임지려 한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전 정권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만을 강조했다.

이어 5일 방문한 음성 무극시장과 진천 혁신도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 후보는 "이웃과 함께 위기를 이겨내자", "충직한 대리인을 잘 골라야 한다"고 했지만, 공공기관 이전, 정주 여건 개선, 균형발전 등 지역이 요구하는 세부적인 비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6일엔 충북 보은·옥천·영동, 충남 금산 등을 찾아 청년 농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해당 지역은 고령화, 농업인력 유출, 청년 정착 문제 등이 겹쳐 있는 만큼 보다 실효성 있는 공약 제시가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이날 이 후보는 농촌기본소득, 지역 아동수당 차등 지급, 햇빛·바람 연금 등 농촌 맞춤형 정책 방향을 소개했지만, 지역에 특화된 축산·영농 기반 마련이나 소득안정 등 실질적 요구에 대해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부족했다는 점이 한계로 꼽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19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이번 일정은 불과 3주 전 충청권에서 발표한 공약 청사진과도 거리감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당시 이 후보는 충북을 미래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며 'K-바이오스퀘어' 조기 조성과 청주·증평·진천·음성을 잇는 관광·휴양벨트 조성, 청주국제공항 민간 활주로 신설과 수도권 내륙 광역철도 구축 등 지역 전략사업과 교통 인프라 확충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선 이러한 공약들이 상세히 설명되거나, 지역 주민과 직접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는 시간은 부족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여주에서 마을 단위 햇빛 연금 모델을 소개하며 주민 소득 증대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과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충청권을 경선 전략의 첫 관문으로 삼은 이 후보가 지역의 정책 수요에 걸맞은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이번 일정은 오히려 정치적 위기의식과 정권 비판에 치중하며 유권자들의 실망감도 함께 커졌다는 평가다.

유세 현장에 있었던 한 진천군 주민은 "지역에 절실한 건 정주 여건이나 교통망 같은 현실적인 대책"이라며 "연설만 하러 오는 게 아니라면 실질적인 공약을 들고 와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는 7일 전북 진안·임실·전주·익산을 차례로 방문해 전통시장과 상가에서 상인들과 간담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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