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속 안 당하게 해줄게”… 6000만원 빼간 사기단
일상공유하며 심리적 지배까지
신용대출 등 유도하며 돈 갈취
“피싱범죄, 메신저 악용해 진화”
서울 성북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28)씨는 출근길에 자신의 계좌가 범죄에 도용됐다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자신을 검찰 수사관이라고 밝힌 A씨는 ‘이씨가 범죄에 무고하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꼬드겼다. 때마침 검찰청과 금감원 등 기관 번호로 “약식조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아 구속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협박 문자가 전송됐다. A씨는 “수사관 재량으로 구속은 면하게 해줄 테니 잘 협조하라”며 이씨의 일상을 텔레그램으로 매일 1∼2시간마다 낱낱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강북경찰서는 이씨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하고 피의자를 특정하기 위해 수사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최근 피싱 범죄는 짜인 각본에 의해 장기간 대화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의 경우에도 금감원 조사를 이유로 피해자를 잡아두고 자금 흐름을 보겠다는 핑계로 현금 이체를 유도했다. 이씨와 일상을 공유하면서 신뢰를 쌓았고 직장인 신용대출까지 유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약식조사라는 이름으로 숙박시설로 이동하게 하는 절차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보안을 이유로 새 휴대전화를 개통하게 하거나 정시보고를 하는 식의 사생활 통제도 수사기관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모경종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피싱 범죄 사기는 점차 텔레그램을 활용한 ‘메신저 피싱’ 형태로 바뀌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메신저 또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사칭하는 조직적 사기범죄를 메신저 피싱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지난 1∼3월 텔레그램을 활용한 메신저 피싱 피해 건수는 181건으로 이미 지난해(72건)를 훌쩍 넘어섰다.
소진영 기자 s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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