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힘, 대선후보 안내도 용서될까 말까…`변심` 김문수 상종 않겠다"

한기호 2025. 5. 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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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만난 NY "출마입장 불변…尹 망상 계엄, 파면에 국힘 사죄도 없이 오만·혼미"
"민주당 사법파괴 국가위기인데도"…국힘 분리 원한듯 韓과 3년 정부 개헌연대 추진
방송서도 "단일화 말해 표받고 변심한 金…용인되는 국힘 미쳤다"
한덕수(오른쪽)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6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달개비에서 오찬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회동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박동욱기자 fufus@
한덕수(왼쪽)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6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달개비에서 오찬 회동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동욱기자 fufus@

반명(反이재명) 잠룡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NY)가 6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위헌에 사과하지 않은 국민의힘 친윤(親윤석열)계에 대해 "미쳤다"며 성토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선출 후 단일화 거부 행보에도 날을 세웠고, 한덕수 전 총리와 만난 뒤로도 개헌연대엔 공감하되 "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독자 출마 준비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이날 오후 대선 예비후보인 한덕수 전 총리와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오찬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한 전 총리와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출마에 대한 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출마 준비는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 전 총리와 저의 만남이 이번 대선 과정의 (반명·개헌 연대) 선결과제는 아니라고 기자 여러분께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고 전제했다.

다만 "오늘은 저의 제안으로 두 사람이 만난 이유가 있다. 대법원의 파기환송(이재명 대선후보 허위사실공표죄 유죄취지) 판결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사법부 파괴 움직임을 보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국가체제에 심각한 위기가 왔다고 직감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 12월3일 비상계엄은 윤 전 대통령의 시대착오적 망상이 빚은 파국적 사태였다"고 구(舊)여권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 전 총리는 "그게 대통령 파면과 사법적 심판으로 귀착된 건 당연한데도 국민의힘은 반성도 사죄도 제대로 하지 않고 오만과 안일에 빠져 혼미를 계속하고 있다"며 지도부 태도를 지적했다. 또 "그나마 비상계엄은 국회의 해제결의란 제어장치가 작동해 신속히 해결됐으나, 요즘 민주당의 광폭한 사법부 파괴 움직임은 아무런 제어장치도 없이 대한민국을 괴물국가로 전락시킬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자기에게 유죄 판결한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을 국회 다수 세력의 힘으로 탄핵소추하면 바로 대법원이 멎는다"며 "재판을 받던 범죄혐의자가 대통령에 당선하면 모든 재판을 정지시키는 재판정지법이나, 대법원 판결도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받게 하는 4심제"도 우려했다. "베네수엘라와 헝가리 독재자가 자행했던 것처럼 대법관 정원 늘려 자기 세력을 다수파로 만드는 일도 거부권 없이 실행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어 "민주당 간부 당직자(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가 말한 삼권분립 폐기도 그런 괴물입법을 통해 현실로 만들 수 있다. 민주당은 입법권에 이어 행정권과 사법권, 어쩌면 선관위까지 국가권력 전체를 손에 넣으려고 절제 잃은 폭주를 계속하고 있다"며 "한 전 총리와 저는 국가가 이처럼 심각한 위기에 놓인 데 대해 국정을 운영했던 사람들로서 국민 여러분께 부끄럽고 죄송하단 생각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비상계엄과 대법원의 파기환송 이후 대한민국 민주주의, 국가체계가 위기에 빠졌는데도 정치권은 광란의 무도회를 계속한다. 한 전 총리와 저는 이런 국가위기에 공동대처하기로 했다"며 "개헌을 통한 7공화국 출범을 준비하기 위해 3년 과도정부를 두자는 데 일찍부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런 토대 위에 우리 두사람은 개헌연대를 가동해 개헌을 추진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전 총리는 회동 모두발언에선 한 전 총리에 대해 "개헌·통상·통합 3가지 키워드가 저와 일치한다"고 끌어당기되 국민의힘을 한층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시대착오적인 비상계엄, 두번 연달은 대통령 파면, 이 정도로 국가에 폐를 끼쳤으면 사과하고 반성하고 훨씬 더 겸허해야 할텐데 지금 오만과 안일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며 "조금 전에 제가 어떤 방송 인터뷰나가서 '미쳤다'고 그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70학번 동기' 김문수 후보를 직격했다. 이 전 총리는 "어제 오늘 국민의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몹시 실망했다"며 "사적으론 아무 인연이 없지만 대학 동기인 분이 이렇게 변심할 줄 몰랐다. 시간이 많이 가기 전에 바른길로 들어서리라 믿고싶다. 그리고 민주당은 한사람(이재명 후보)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 체제를 볼모로 잡는 위험천만한 도박을 하지말았으면 좋겠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회동에 앞서 TV조선 유튜브 '류병수의 강펀치'에선 더욱 구체적으로 "(전당대회 직후 한 전 총리와 단일화하겠다던) 김문수씨의 변심이 굉장히 놀랐다. 단일화하겠단 얘기를 자주 하고, 그 이미지로 많은 표를 얻었을텐데 후보가 되자마자 지금 변했다"며 "김문수씨가 저하고 대학 동기다. 그분은 '상대' 저는 '법대'지만 어떻게 그 시대를 산 사람이 그런 발상을 할 수 있는가 굉장히 놀랍다"고 했다.

그는 "특정인을 제가 비방하고 싶진 않지만 '그런 분위기'가 용인되는 국민의힘이 미쳤다"며 "시대착오적인 비상계엄을 했고, 두번째 대통령에서 파면됐다면 '이번 선거만이라도 우리가 후보 안 내도 좋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반듯하게 할 그 누군가를 지원하겠다' 이 정도로 가도 용서될까 말까 하는데 지금 뭐하는 짓들이냐"고 했다. 계엄사태 반성이 불분명한 후보를 당이 고수해선 안 된단 주장으로 보인다.

친윤계 주류는 대선 경선에 결선투표를 도입,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한덕수 단일화' 당원·여론조사 표심을 과반으로 끌어내 김 후보를 선출한 직후부터, 사실상 단일화를 통한 한 전 총리로 후보 교체를 압박하고 있다. 이 전 총리 등을 빅텐트로 끌어들이겠단 구상도 거론된다. 이 전 총리는 "그런 헛된 망상을 가진 사람들에겐 내 손톱만큼도 도와줄 생각이 없다. 보고 싶지도 않다. 정신 나간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는 또 "김문수씨의 변심이 표면화하기 전까진 저를 거론할 때마다 '정치를 너무 편하게 하신다' 정도로 점잖게 대응했는데 어제 오늘 보니까 상종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아주 제 머릿속에 애당초 없었지만 완전히 지우겠다"고 했다. '당 지도부(권영세·권성동)가 몰아붙였다는 비판도 있다'는 물음엔 "아직도 제가 기자 물(21년 경력 습성)이 덜 빠졌는데, 그분들도 혹시 검사 물이 덜 빠진 것 아닌가"라고 했다.

한 전 총리와의 만남에 관해선 "한 전 총리님과 같이 논의하고 국민들께 두 사람이 같이 바로 그 위기의식을 말씀드릴 필요가 있겠다 하는 것이 제일 먼저 급했다. 바로 그런 마음에서 제가 '급히 만납시다' 했는데, 국민의힘이 저렇게 지금 엉망진창 상태라고 한다면 한 총리님을 봬도 흔히 국민들이 기대하는 또는 우려하는 그 논의가 많이 진척되기는 어렵겠구나라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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