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용 키오스크 의무화, 잘못된 규제의 교과서다 [사설]
내년 1월 장애인용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 전면 의무화를 앞두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골목식당 등 영세 사업장에서도 장애인용 키오스크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애인 접근성을 개선할 필요는 있지만, 규제로 인해 피해를 입을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턱없이 부족하다. 가뜩이나 극심한 경기 침체에 근근이 버텨온 자영업자들은 과도한 규제 때문에 사업을 접어야 할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장애인용 키오스크 의무화는 2021년 7월 개정된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그동안 적용 대상이 확대돼왔다. 지난해 1월부터 공공기관과 교통시설, 의료기관, 금융기관에 우선 도입됐고 지난해 7월에는 문화예술사업자, 복지시설, 상시 10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됐다. 이어 올해 1월부터는 10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됐고, 내년 전면 의무화된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다. 기기 값이 기존 키오스크보다 수백만 원 비싸다. 여기에 기존 기기 해약에 따른 위약금, 휠체어 진입을 위한 바닥 공사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정부가 기기 값의 일부를 지원하지만 지원 대상은 전체 교체 수요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사업주가 전액 부담한다 해도 기기를 제때 교체할 수 없다. 정부 인증을 받은 4개 업체가 연간 공급할 수 있는 장애인용 키오스크는 2000~5000대 수준이다. 국내에 보급된 키오스크는 2023년 현재 53만여 대에 달한다.
선진국들도 장애인 접근성 개선을 위해 유사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무턱대고 하진 않는다. 미국의 경우 장애인용 키오스크에 대해 중앙정부는 세금을 감면해주고, 지방정부는 기기 값과 공사 비용을 지원한다. 우리도 다차원적으로 지원을 늘리고 규제 대상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장애인들이 자주 이용하지 않는 고층에 위치한 영세 식당의 경우엔 과태료를 면제해주는 게 합리적이다. 규제를 도입할 때는 규제 비용과 수용성을 따져봐야 한다. 장애인용 키오스크 전면 확대는 이를 무시한 탁상행정의 산물이다. 담당 부처는 정치권 눈치만 보지 말고 당장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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