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 정신과 동떨어진 질주는 멈춰야 한다

인천일보 2025. 5. 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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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판이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친위쿠데타를 시도했던 대통령이 헌법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탄핵당하였으면, 차기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민주주의를 다시 공고하게 하고, 사회대통합을 어떻게 회복할지에 초점이 맞춰져야 상식이다. 하지만 쿠데타 정부의 국무총리가 대선 후보로 나서고, 쿠데타 대통령의 정당은 탄핵에 반대했던 사람을 후보로 선출했다. 상황을 규정하는 관점이 아무리 달라도 헌법이 내팽개쳐진 상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대법원이 기름을 부었다. 지난 1일 대법원은 이재명 야당 대선후보의 지난 대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고법 판결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국민이 이미 투표로 심판해 낙선시킨 후보를 거짓말 혐의로 재판에 넘긴 것부터가 상식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이다. 어떤 구실을 붙여서라도 정적을 제거하던 구시대 악습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 민주주의의 기초상식을 대법원이 정말 몰랐단 말인가.

백보 양보해서 설령 낙선자 처벌로도 실현될 공익과 법익이 있다 하더라도, 2023년 기준 선거법 2심에서 3심까지 걸린 평균일수(92일)의 3분의 1정도(36일)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신속재판'이 아니라 '졸속 정치재판'이라는 명백한 증거다. 대법원 전원합의부에 넘긴 지 9일만에 6만쪽에 이르는 기록을 다 검토하고 판결을 내린 것이냐는 빗발치는 지적은 대법원이 눈 질끈 감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은 데 대한 민주시민의 항의다. 이에 대해 3심에서는 그 기록을 다 읽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변명은 본질을 호도하는 구차하고 궁색한 더듬수에 지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대법원이, 사법부가 직접 나서서 대한민국을 흔드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진행되고 있다. 대선이 안정적으로 치러지도록 판을 조성해야 할 한 축이 이렇게 거꾸로 불안정을 가속하는 행위를 하면서 어떻게 법치주의를 지키겠다는 말인가. 돌이킬 수 없는 분열이 초래되더라도 자신들의 '정치적 카르텔'을 보호하려는 것인가. 사법부의 양심이 아직은 죽지 않았다고 믿는다. 법의 정신과 동떨어진 질주를 당장 멈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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