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국면, 경제 컨트롤타워 부재"… 통상 대응·대외신인도 `빨간불`
정책 제약 등 불확실성 확대
日·印 재무장관 회담도 취소

경제 컨트롤타워 부재로 내수 부진 등 경기 대응과 함께 미국발(發)관세 등 통상 대응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크다. 지난 1일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돌연 사임으로 경제사령탑 자리가 비게 됐다. 6·3 대선 국면에 장기화된 내수 침체, 통상 리스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경제수장의 공석은 정책 추진에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고,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또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총리의 공석으로 당장 경제관계장관회의, 대외경제장관회의 등 경제 정책 조율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6일 기재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현재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이 기재부 장관 직무대행을 맡아 장관급 회의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현행 차관급 대행 체제로는 첨예한 정책 현안에 대한 각 부처 간 이견 조율에 역부족이란 관측이 나온다. 더구나 장기화된 내수 침체, 수출마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 경제 컨트를타워의 부재는 실물경제 대응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는 대외신인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1분기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0.2%로 역성장했다. 수출도 둔화 폭이 커지는 가운데 대미국 수출이 자동차(-16.6%) 중심으로 -6.8%, 큰 폭 감소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소비와 투자의 내수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경기 선행지표들의 뚜렷한 반등 신호를 포착할 수 없다"며 "트럼프발 관세정책 등 향후 대외 불확실성의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이제부터 수출 경기 침체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제 컨트롤타워가 없을 때 실제 경제지표가 어떻게 나오는지, 우리의 소비 심리나 경제·금융 지표들을 지켜봐야 한다"며 "신용평가사들의 향후 신용등급 하향 조정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부총리의 부재로 관세 대응을 위한 한미 '2+2 통상협의'도 속도를 내기 어려워졌다.
당장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의 고위급 협의는 차관급 간 논의로 직급을 낮춰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아세안+3(한일중)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제58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등에서 예정됐던 한-일, 한-인도 재무장관 회담도 취소됐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총리 사임 후 1차관이 협의를 이어갈 수 있으나, 당사자가 바뀌며 협상이 불리해질 수 있어 걱정"이라며 "부총리가 사퇴한 상황에서 미국도 막무가내로 끌고 갈 수는 없을 것이고, 다른 나라들과 우선 협상을 진행한 후 한국과는 대선 이후 협의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경제 컨트롤타워 부재로 경기 대응력이 떨어지고, 주요 장관급 대외 소통 창구도 제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주원 실장은 "저성장 국면이라 적극적인 경기대응책이 추가로 나와야 하는데 대통령 선거도 한 달밖에 안 남았고 경제 컨트롤타워도 없는 상황"이라며 "경기를 떠받칠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이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도 "컨트롤타워가 사라져 제대로 권한을 가지고 협상에 임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 우려되는 대목"이라며 "대미 수출이 많이 줄어든 상황에 상호관세가 본격화되면 갈수록 경기가 나빠지고, 수출 의존도가 큰 우리로서는 성장률에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원승일기자 w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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