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학자들이여 유럽으로 오라”...EU, 연구지원 계획 발표

김미향 기자 2025. 5. 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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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5일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교 원형극장에서 열린 ‘과학을 위한 유럽 선택’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이 컨퍼런스는 전 세계의 연구자와 과학자들이 유럽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등교육 예산 삭감을 피해 타국으로 이주하려는 과학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유럽이 분주하게 나서고 있다.

5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유럽 과학 컨퍼런스에서 “유럽을 택하라”(choose Europe)란 이름의 과학연구 종합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5억 유로(약 8000억원)을 지원하는 이 정책 패키지에는 유럽을 택해 이주하는 과학자들에게 높은 수당과 긴 계약 기간 혜택 등을 주는 내용이 담겼다. 유럽 대학이 외국 과학자를 데려오는 데 드는 비용을 충당하는 데 이 지원안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우르즐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과학에는 여권도 없고, 성별도 없고, 인종도 없고, 정당도 없다”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연구자와 과학자를 지원하기 위해 유럽은 외국 연구자들을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의 3%를 연구 개발에 투자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정책 패키지에는 7년의 새 보조금 프로그램을 구성해 연구자를 지원하는 내용도 있다. 유럽으로 온 연구자에게 지급 중인 보조금을 늘릴 계획이며 경력이 짧은 과학자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연구자들의 입국 및 체류 관련 절차 등도 간소화할 예정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 자리에 참석해 “전 세계 연구자들이 우리와 함께 할 것을 촉구한다”며 “연구자들을 유치해 유럽을 과학의 안전한 피난처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 터져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월 취임 이후 대학들의 연방 지원금 동결, 유학생 비자 취소 등 대학과 연구자를 위축시키는 정책을 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학이 반유대주의, 마르크스주의, 급진 좌파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있다며 이 같은 정책을 취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 대학 연구자들은 정부의 정책을 피해 유럽, 아시아 등 타국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가 다양성이란 단어가 있다는 이유로 연구 프로그램을 폐지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미국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오늘날 기초적이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연구에 대한 투자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엄청난 오산”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다만, 미국 대학보다 자금력이 부족한 유럽 대학이 미국 최고의 연구자들을 유치하는 데 필요한 자금 격차를 이번 지원안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한편, 유럽연합은 2020년 유럽연합을 탈퇴한 영국의 전문인력들을 유럽연합 내에서 일하기 용이하게 하는 법안도 추진 중이다. 6일 파이낸셜 타임스가 입수한 문서 초안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제3국 국민의 자격 및 기술 인정과 검증을 위한 공통 규칙 제정을 위한 법안”을 내년에 제안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영국의 법률가, 금융인, 엔지니어 등의 유럽연합 국가 내 취업을 쉽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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