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유 추락의 시대

미디어오늘 2025. 5. 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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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 사설] 미디어오늘 1500호 사설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국경없는 기자회(RSF)가 지난 2일 발표한 2025년 세계 언론자유지수 순위에서 한국이 6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60위권으로, 언론자유 국가분류에서도 '문제 있음'으로 분류됐다. 대통령 배우자에게 '여사'를 안 붙이고 '김건희 특검'이라 불렀다는 이유로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SBS에 행정지도를 의결했던 나라다. 대통령 풍자 영상은 유튜브에서 접속 차단이 이뤄졌고, 뉴스타파 기자들을 상대로 한 대통령 명예훼손 소송도 계속됐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MBC 기자에게 잘 들으라며 1980년대 기자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했다.

지난해 공적 소유의 보도전문채널은 졸속 민영화가 되었다. 대통령이 임명한 방통위원장은 MBC 장악을 위해 이사진 교체에 나섰다가 법원이 임명 효력을 멈추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 와중에 대통령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방송4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석열정부의 상징이 된 '입틀막'의 정점은 계엄이었다. 현 정부에 비판적인 MBC·JTBC·한겨레·경향신문 등을 상대로 단전 단수를 지시했다는 내용이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한 공소장에 적시됐다. 김건희 여사가 주요 보수신문 조선일보 폐간에 “목숨 걸었다”는 육성까지 공개됐다. 이런 사실들을 돌이켜보면 61위도 선방한 순위다.

올해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지난해보다 0.8점 떨어진 64.06점을 기록했지만 순위는 오히려 한 단계 올랐다. 이는 전 세계적인 언론자유의 후퇴 탓이다. 2025년 세계 언론자유지수는 조사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평가 대상 180개 국가 중 112개국에서 지난해보다 언론자유지수가 하락했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56.7%)이 살고 있는 42개국에선 언론자유가 “매우 심각”으로 분류되었다. 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국가 중 절반에서 저널리즘 실천이 “어렵다” 또는 “매우 어렵다”로 나타났다. 특히 언론자유지수 가운데 자본으로부터의 자유를 나타내는 경제 지표는 집계가 시작된 이후 올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내란 이후 새 정부에게 수많은 과제가 있겠으나 가장 중요한 건 민주주의의 토대가 되는 언론자유의 회복이다. 방송법을 개정해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제도화하고, 권력 입맛에 맞는 표적심의를 자행한 방송심의제도를 구조적으로 바꿔야 한다. 사주의 전횡을 제어할 수 있는 신문법 개정과 더불어 경제적 이유로 저품질 기사를 대량 생산하는 한국 뉴스룸을 바꿔낼 사회적 논의도 필요하다. 세계적인 언론자유 추락의 시대, 한국이 모범적 회복 사례를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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