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약해졌지만 '수도권 쏠림' 여전했다 [기술창업 보고서]

김민수 책임연구원, 김정덕 기자 2025. 5. 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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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마켓분석
광역지자체 기술창업 현황 분석
2023년 기술창업 더 감소해 
편차 줄었지만 수도권 쏠림 여전 
지역별 기술창업 특화 정책 필요
기술창업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뉴시스]

2021년 11월 나라살림연구소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전국 광역자치단체의 기술창업 현황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전체 창업 대비 기술창업이 2016년보다 줄어든 데다 수도권 쏠림 현상이 더 강해졌음을 꼬집었다. 그 이후 상황은 달라졌을까. 우리나라의 기술창업은 어디쯤 와있을까.

우리나라는 기술을 토대로 한 창업을 장려한다. 별다른 자원이 없는 국가의 선택인 셈인데, 단순한 장려가 아니다. '중소기업창업 지원법'이나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 '과학기술기본법' '조세특례제한법'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나 지원 요건, 지원 내용 등 기술창업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를 갖춰놓고 적극적인 지원을 펴고 있다.

그럼 현실은 법이 추구하는 효과들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을까. 답을 찾기 위해 2021~2023년 기술창업의 연도별ㆍ지역별 데이터를 분석해 현황을 살펴봤다. 2021년(2016~2020년 분석)에 이어 두번째다.

■ 지원 다양하지 않은 조례 = 우선 지역 기술창업 지원의 토대가 되는 지자체들의 관련 조례부터 살펴보자. 올해 3월 기준 기술창업 지원 조례가 있는 지자체는 11곳이다. 광역 7곳(부산광역시ㆍ대구광역시ㆍ인천광역시ㆍ경기ㆍ전북ㆍ전남ㆍ경남), 기초 4곳(경기 이천시ㆍ충남 천안시ㆍ전북 전주시ㆍ경남 창원시)이다.

하지만 조례들은 주로 창업센터나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에 그치고, 자금 지원이나 구매 촉진과 같은 다양한 지원 내용을 담고 있지 못했다. 그나마 부산과 경남, 전북이 다양한 내용을 담으려 했던 흔적이 엿보인다.

■ 기술창업 줄고 비율은 상승 = 이제 창업과 기술창업 현황을 본격적으로 살펴보자.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전체 창업의 연평균 증감률은 0.6%였는데, 기술창업은 2.2%로 평균치를 웃돌았다. 전체 창업에서 기술창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3년 기준 17.9%였는데, 2016년(16.0%)이나 2020년(15.4%)과 비교해 커졌다.

하지만 이들 지표가 기술창업이 흥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보긴 힘들다. 2016년 19만674개에서 점점 늘어나 2021년 23만9620명으로 정점을 찍은 기술창업은 그 이후 조금씩 감소하더니 2023년엔 22만1436개까지 내려앉았다.

그런데도 기술창업의 지표가 긍정적으로 보인 건 전체 창업의 감소폭이 워낙 큰 데서 비롯된 착시였다. 실제로 전체 창업은 2020년 148만4667개에서 2023년 123만8617개로 24만6050개(16.6%) 감소했다.

2023년 세종시 기술창업 비율이 서울 다음으로 높았다.[사진|뉴시스]

■ 창업 여전한 쏠림 = 이번엔 지역별 추세를 보자. 2023년 기준 전체 창업에서 수도권(서울특별시ㆍ경기도ㆍ인천)이 차지하는 비율은 54.8%로 2021년(57.4%)보다 작아졌다. 반면 경북과 전북 등 일부의 비율은 커졌다.

하지만 수도권 쏠림은 여전했다. 경기도의 비율이 29.8%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는 서울(18.6%), 인천(6.4%), 부산(5.5%), 경남(5.4%), 경북(4.5%) 순이었다. 2020년 대비 감소율은 서울이 25.7%로 가장 높았고, 이어 부산(22.1%), 세종특별자치시(22.0%), 광주광역시(19.5%) 순이었다.

기술창업의 경우는 좀 달랐다. 2023년 기준, 서울의 비율이 22.8%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세종(22.2%), 경기(18.9%), 울산광역시(18.3%), 경남(17.5%) 순이었다. 2020년과 비교해 기술창업 비율의 증감을 보면 세종이 6.8%포인트, 서울이 5.5%포인트, 인천이 4.4%포인트, 부산이 3.9%포인트, 울산이 3.6%포인트 증가해 비수도권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특히 부산이나 울산은 인구가 줄었음에도 기술창업 비율이 커졌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기술창업 비율이 낮은 지역은 전북(11.6%), 전남(12.6%), 강원도(13.1%) 등이었다. 물론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는데, 이는 수도권의 인구 집중화로 창업 여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팬데믹 이후 폐업률 상승 추정 = 그렇다면 폐업률은 어떨까. 국세청 '국세통계'를 바탕으로 연도별ㆍ업종별ㆍ지역별 전체 폐업 현황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전체 폐업은 팬데믹 시기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진 감소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2023년에는 전년 대비 11만9265개(13.8%)가 늘어난 98만5868곳이 문을 닫았다. 정부가 팬데믹 이후 정책자금을 지원했는데도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등이 겹치면서 한계를 이겨내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아쉽게도 국세통계에서 기술창업 분야의 폐업률은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기술창업 분야가 보통 서비스업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림잡을 순 있다. 2023년 기준 서비스업 폐업률은 22.1%로 소매업(28.0%) 다음으로 높았다. 이런 측면에서 기술창업 폐업 규모 역시 적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 지역 기술창업 이끌 방법론 = 자! 이제 정리해 보자. 살펴본 것처럼 수도권에 쏠려 있던 기술창업은 조금씩 완화하고 있다. 특히 부산과 울산 등의 기술창업 비율이 커진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지역별 기술창업 비율은 서울, 세종, 경기도 순으로 높고, 강원도와 전북 등은 낮아 지역별 격차가 여전히 컸다.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개선해야 할 지점이다.

지역별 기술창업 특화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사진|뉴시스]

언급했듯 기술창업은 저출산ㆍ고령화 시대에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무기다. 기술창업에 특화한 정책을 추진하면 커다란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게 가능하다. 가령, 부산은 해양ㆍ물류, 울산은 친환경 에너지ㆍ자동차, 세종은 행정ㆍ데이터 분야의 기술창업을 지원하는 식이다. 기술창업 비율이 낮은 강원ㆍ전북ㆍ전남 지역은 문화ㆍ관광ㆍ농업 등 특화자원과 기술의 융합을 꾀해보는 것도 시도해볼 만하다.

향후 5년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연평균 1.8%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추세대로라면 2030년대엔 1% 초중반, 2040년대 후반엔 0.6%로 떨어질 수도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새로운 성장엔진이다. 지역 기술창업을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이유다.

김민수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
metisome@gmail.com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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