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해 `한은 마통` 누적대출 71조…역대 최대

주형연 2025. 5. 6.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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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전경.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들어 한국은행에서 약 71조원을 빌려 부족한 재정을 메웠다. 경기를 살리기 위한 '신속 집행' 방침에 따라 쓸 곳은 늘어나면서 한은에 터놓은 '마이너스 통장'(일시 대출 제도)을 통해 자주 큰 돈을 빌려 급한 불을 끈 것으로 보인다.

6일 한은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대(對)정부 일시대출금·이자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까지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빌린 누적 대출금은 총 7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이 과거 연도별 같은 기간(1~4월)을 비교한 결과 올해 누적 일시대출 규모는 해당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1년 이후 15년 만에 최대 기록이다.

역대급 '세수 펑크'를 겪은 지난해 4월까지 누적 대출(60조원)보다도 10조7000억원 많고 코로나19 발병과 함께 연초 갑자기 돈 쓸 곳이 많아진 2020년 같은 기간(25조9000억원)의 약 2.7 배에 이른다.

하지만 정부는 많이 빌린만큼 꾸준히 갚아 올해 빌린 70조7000억원과 지난해 넘어온 대출 잔액 5조원을 더한 75조7000억원을 4월 말 현재 모두 상환한 상태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개인이 시중은행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을 열어놓고 필요할 때 수시로 자금을 충당하는 것과 비슷하다.

따라서 정부가 '한은 마이너스통장'을 많이 이용할수록, 결국 쓸 곳(세출)에 비해 걷힌 세금(세입)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변통'하는 일이 잦다는 의미다.

올해 1월 1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의결한 '대정부 일시 대출금 한도·대출 조건'에 따르면 올해 한도는 △통합계정 40조원 △양곡관리특별회계 2조원 △공공자금관리기금 8조원을 더해 최대 50조원이다.

상환 기한은 통합계정이 내년 1월 20일, 양곡관리특별회계가 대출일로부터 1년 이내(단 2026년 9월 30일 초과 불가), 공공자금관리기금이 올해 12월 31일이다.

올해 일시 대출 이자율로는 '(대출) 직전분기 마지막 달 중 91일 물 한은 통화안정증권의 일평균 유통수익률에 0.10%포인트(p)를 더한 수준'이 적용된다.

이 기준에 따라 올해 1분기 발생한 일시대출 이자만 총 445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정부는 2092억8000만원에 이르는 일시대출 이자를 한은에 지급했다.

정부는 '정상적 재정 운영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하지만, 정부가 지나치게 많은 돈을 일시 대출 형태로 한은으로부터 자주 빌리고 이를 통해 풀린 돈이 시중에 오래 머물면 유동성을 늘려 물가 관리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부족한 재정을 재정증권 발행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공개되지 않고 손쉬운 한은 일시 차입에만 의존할 경우, 국회나 국민이 재정 상황을 투명하게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에 금통위도 일시 대출금 한도·대출 조건을 의결하면서 '부대조건'을 달았다.

우선 '정부가 일시적 부족 자금을 국고금 관리법에 따라 한은으로부터 차입하기에 앞서 재정증권의 발행을 통해 조달하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일시 차입금 평잔이 재정증권 평잔을 상회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통위는 두 번째로 '정부는 한은으로부터 일시 차입이 기조적 부족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정부는 평균 차입 일수와 차입 누계액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도 명시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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