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랑데부' 최민호 "두 번째 연극 도전으로 스스로에 대한 확신감 커져"

모신정 기자 2025. 5. 6.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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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랑데부'서 로켓 과학자 태섭 역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 이어 두 번째 연극 도전
배우 최민호 ⓒSM엔터테인먼트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가수 겸 배우 최민호(샤이니 민호)가 '랑데부'로 두 번째 연극 무대 도전에 나섰다. 

지난달 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연극 '랑데부'는 로켓 개발에 몰두하는 과학자 태섭(최민호)과 춤을 통해 자유를 찾고자 하는 짜장면집 딸 지희(김하리)가 우연한 만남을 통해 각자의 상처와 감정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2인극이다. 최민호는 아픈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만의 법칙에 스스로 갇혀버린 태섭 역을 맡아 지난해 연극 첫 데뷔였던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 이어 두 번째 연극 무대에 오르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연극 '랑데부' 무대에 오르기 직전인 최민호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100분 동안의 공연 시간동안 등퇴장 없이 2인의 공연자가 극을 이끌어가야 하고 패션쇼 런웨이를 연상시키는 직사각형의 긴 무대를 중심으로 무대의 전면과 후면에 관객석이 배치돼 배우들의 모든 면면이 100여분동안 여지없이 공개돼 부담을 가질 법도 하지만 최민호는 인터뷰 내내 흥겹고 신이 나있었다. 샤이니 데뷔후 17년동안 전 세계를 무대로 투어 등을 진행하며 공연을 펼쳐왔지만 연극을 통해 눈앞의 관객과 면대 면으로 호흡하며 느끼는 성취감은 또 다른 종류의 것인듯 했다. 

배우 최민호 ⓒSM엔터테인먼트

"'랑데부' 대본은 마치 마법처럼 저에게 다가왔어요. 사실 대사들이 외우기 쉬운 건 아니고 어려운 지점도 있지만 그 과정마저 좋은 기억으로 자리잡았어요. 첫무대에 선 순간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정말 짜릿하다는 단어를 실감했죠. 샤이니로 데뷔 후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 20대 내내 연극 무대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그때 연기를 시작하면서 더 깊게 고민하고 파고들 방법이 뭐가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발전할 수 있을까. 늘 고민했거든요. 그때부터 언젠가 꼭 연극 무대에 오르고 싶다고 꿈을 가졌죠. 작년에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로 너무 타이밍과 운이 좋아서 연극에 데뷔할 수 있었어요. 시작했을 때부터 너무 많은 걸 배웠죠. 그런 감정들이 연극과 사랑에 빠지게 된 이유가 됐어요."

이번이 두 번째 연극 무대인만큼 첫 도전때보다 스스로도 한단계 발전했다고 느끼고 있다. 첫 공연당시 모든 것에 물음표가 붙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면 '랑데부' 무대에서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가져가고 있다. 샤이니로서 수많은 시간을 콘서트를 통해 관중들과 호흡했던 시간들 또한 지금의 공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배우 최민호 ⓒSM엔터테인먼트

"제가 이전에도 많은 무대에 서왔고 또 다른 매체 연기를 하면서도 최선을 다했었죠. 성격상 완벽하지 않더라도 후회가 남지 않도록 모든 작품에 최선을 다 했어요. 그럼에도 늘 아쉬움과 공허함 같은 것들이 남아 있었죠. 그런데 이번 무대를 통해 조금씩 채워지는 부분이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대본을 분석하며 숨겨진 의미를 찾고 관객들께 메시지를 어떻게 잘 전달할 것인지 등 포인트를 찾아나가는 과정들이 디테일하고 또 재미있었어요. 이번 무대는 전면이 오픈되어 있기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오픈해야 하고 페어 댄스 등 몸을 써야 하는 구간도 있는데 콘서트 무대에서의 경험도 큰 도움이 됩니다. 소품도 없고 무대 장치도 거의 없는 빈무대에서 내 움직임과 연기력 상상으로 채워나가고 전달드려야 하기에 저 스스로 철저히 믿고 완벽히 준비하려고 하고 있어요."

배우 최민호 ⓒSM엔터테인먼트

최민호가 '랑데부'에서 연기하는 과학자 태섭은 아픈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만의 법칙에 스스로 갇혀버린 인물이자 로켓 과학자다. 태섭은 무용수를 꿈꾸며 자유를 향한 여정에 나섰지만 자신을 괴롭혔던 과거의 장소인 아버지의 짜장면 가게로 돌아온 지희를 만나게 되고,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은 중력이라는 물리적 법칙을 거스르며 사랑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최민호는 극중 이태섭을 실제에 가깝게 그려내기 위해 실생활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극에서 이태섭 박사는 매일 연구기록을 남겨요. 연구기록을 남길 때 감정은 빼고 팩트만 기록하죠. 그것에 착안해서 저 또한 SNS에 감정기록을 남기고 있어요. 매일 같은 대본으로 태섭을 만나게 되지만 막상 매일의 공연에서는 다른 지점이 창작되어 나오더라고요. 그런 경험이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이런 차이들을 기록하다보니 첫 무대와 지금의 무대는 공연자인 저는 똑같지만 더 익숙해지기도 하고 감정이 더 무르익는 부분도 있어요. 또 초반에는 서툴기도 했었고요. 그런 마음을 매일 기록해두고 싶었어요. 저 스스로에게나 관객분들께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 또 공연 전부터 거의 2달이 넘도록 매주 수요일 같은 시간대에 극중 태섭처럼 짜장면을 먹고 있어요. '태섭은 왜 매주 수요일 같은 시간에 짜장면을 먹었을까?'라는 질문에 가까워지고 싶었죠. 사실 샤이니 공연을 할때 특별한 루틴은 없어요. MBTI에서 저는 철저하게 P인 인간이어서 콘서트 때도 그냥 널부러져 있다가 공연에 올라간다면 '랑데부'에서는 철두철미하게 루틴을 만들어 놨어요. '매일 아침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식사도 정해진 시간에 하고 공연장에 몇 시간 전에 도착해서 메이크업하고 양치도 하고 옷을 입을 때 오른 쪽부터 입는다'라는 방식으로요. 태섭은 슈퍼 J형인간인데 정말 그 루틴을 따라가기가 매우 힘드네요."(웃음)

배우 최민호 ⓒSM엔터테인먼트

가수 데뷔이후 불꽃 같은 열정으로 유명한 최민호지만 압도적인 대사량 떄문에 극 초반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했다. 100분 간의 공연시간 동안 등퇴장 없이 관객들과 마주할 시간들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꿈 속에서도 대사를 외우는 꿈을 수시로 꿀 정도로 압박도 컸다. 하지만 최민호는 이런 두려움과 중압감을 끊임 없는 대사 연습으로 결국 이겨내고 말았다. 

"태섭의 첫 등장부터 대사량이 원초적으로 많아서 '내가 이걸 다 외울 수 있을까' 고민이 됐었죠. '갑자기 잊어버리면 어쩌나' '버벅대면 어쩌나' 불안감도 컸고요. 무대가 몇 차례 갑자기 전환되는 부분들이 있는데 '관객분들이 잘 따라와주실까'하고 걱정도 됐어요. 어떻게 하면 극에 빠져 들게 하고 몰입하시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죠. 결국은 연습 밖에 없더라고요. 특히 첫 등장 이후 독백신의 대사를 정말 많이 연습했어요. 아침에 눈을 떴을 때부터 밤에 잠들 때까지 틈만 나면 연습했어요. 자다가 꿈에 나올 정도로 연습을 했죠. 지금도 긴 독백 장면 4개는 행여나 틀릴까 싶어서 매일 연습하고 있어요. 언젠가부터 독백신이 끝나고 나면 관객분들이 정말 잘 몰입해주시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이런 순간은 정말 짜릿하죠."

지희 역을 맡아 무대에 함께 오르는 김하리와는 100여분의 공연시간동안 오롯이 서로 믿고 의지하며 큰 힘이 되고 있다. 특히 짜여진 안무가 아닌 무대 위에서 태섭과 지희가 즉흥적으로 펼치는 댄스는 서로 전혀 다른 성향과 직업, 성장 배경을 지닌 두 남녀가 만나 반목하다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받아들이고 사랑의 첫발로 나아가게 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무대에서 믿을 건 상대배우인 김하리 배우 밖에 없어요. 그래서 모든 걸 다 오픈했죠. 연습하면서 부족한 게 있으면 이야기해주고 또 서로의 좋은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그런 대화들이 극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무대에 오르기전 사전 연습 과정에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죠. 무대에서 막혔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서로 도움을 주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김하리 배우와 많이 가까워지기도 했어요. 특히 지희는 춤을 잘 춰야 하는 캐릭터이고 태섭은 춤에는 전혀 소질이 없는 인물인데 실제로는 제가 춤에 대한 경험이 훨씬 많다 보니 하리 배우에게 몇가지 제가 아는 지름길을 알려주기도 했어요. 태섭은 춤을 못춰야 하는 인물인데 손을 너무 멋있게 뻗었다고 안무감독님에게 지적받은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었답니다."

배우 최민호 ⓒSM엔터테인먼트

최민호는 가수로서 샤이니 활동 뿐만 아니라 배우로서도 드라마 '가족 멜로', '더  패뷸러스', '유미의  세포들'. '도시남녀의  사랑법',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화랑', '메디컬 탑팀' 등에 출연했고 영화 '뉴 노멀',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인랑'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한바 있다. 또한 지난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 출연해 첫 연극 데뷔를 성공적으로 치른바 있다. 최민호가 하나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매번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는 원동력 혹은 채워지지 않는 갈증은 무엇인지 '랑데부' 공연에 나선 그에게 가장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 

"연극 도전은 20대 초반때부터 늘 저에게 꿈이었어요. 그때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 자주 다니면서 언젠가는 연극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꿈을 꿨죠. 그러다 지난해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로 너무 좋은 제안을 받아 도전하게 됐고요. 연극 무대에 서면 색다른 형식의 도전이고 저에게는 너무 새로운 무대이기에 새로운 재미를 드릴 수 있는 것 같아요. 완벽하게 오픈된 공간에서 배우의 감정을 전달하고 또 다양한 상상을 보여드릴 수 있기에 즐겁고요. 처음에는 관객들에게서 의심의 눈초리도 느껴지지만 곧 배우들과 하나가 돼서 매회 공연을 함께 느끼고 호흡해주시면서 함께 공연을 만들어주시는 것도 너무 재미있어요. 의심의 눈이 확신의 눈으로 바뀌는 순간들이 저에게 하나하나 다 느껴져요. 제가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으로서 끊임없이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 제 삶의 원칙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유지하려면 그만큼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아야 해요. 그런 면에서 연극이 저에게 새롭게 다가왔어요. 두렵기도 했지만 이걸 해냈을 때 뭔가 한단계 저 자신만의 발전이 있는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저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 많이 사라졌어요. 그런 걸 스스로 느끼게 됐고요. 만약 저라는 배우에 대해 편견과 선입견이 있는 분들이 있다면 그분들을 설득할 자신감도 생겼어요. 연극무대에 도전하며 많은 걸 얻었고 또 배우고 있습니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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