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후보 주변은 단일화 신경전, 탈락자들은 외면, 열세 여권의 풍경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 후보가 5일 부처님 오신 날 행사에서 만났다. 한 후보는 “김 후보에게 오늘 중 만나자고 세 번쯤 말했다”고 했고, 김 후보는 “그냥 말씀만 들었다”고 말했다. 후보 단일화 논의에 속도가 날 것이라던 전망과 달리, 양측 모두 신경전을 벌인 것이다.
예견된 단일화 협상이라 하더라도 우위를 점하기 위한 신경전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날 양측 진영에서 오간 말들은 신경전 그 이상이었다. 김문수 후보 측 관계자들은 “본선 투표용지에는 한덕수 후보의 이름은 없을 것”이라며, 한 후보를 향해선 “우리 당에 1000원짜리 당비 하나 내시지 않은 분”이라고 말했다. 국힘 일부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김·한 후보가 후보 등록 마감일인 5월 11일 전에 단일화해야 한다”며 양 후보의 결단을 촉구했다. 후보 단일화 문제로 당이 분열 조짐을 보이자 의원총회까지 열렸다.
김 후보는 논란이 커지자 입장문을 내고 “단일화는 국민의힘 단일화 추진 기구를 통해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당내 경쟁을 통해 선출된 대선 후보다. 그가 단일화에 나서려면 자신과 주변의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결단을 해야 한다. 김 후보 주변에서 단일화 주도권을 내세우거나 “단일화 압박은 당내 쿠데타” 같은 말이 나오는 것은 대선보다는 총선 공천권 같은 기득권을 먼저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 후보 측도 뒤늦게 대선에 뛰어든 만큼 공정한 경쟁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지금 보수 후보들은 지지율을 다 합쳐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앞서지 못하고 있다. 단일화에 더해 윤석열 정부와는 다른 국정 쇄신 방향을 제시하고 국민을 통합할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단일화 속도만큼 내용도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 단일화 협상은 희생과 결단보다는 기득권 지키기로 인해 통합보다는 갈등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김 후보와 경선을 했던 일부 경쟁자가 탈당을 하거나 선대위 참여에 소극적인 것은 경선 효과를 감소시키고 있다.
국힘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오차 범위 내로 좁혀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힘 대선 후보 선출에 따른 컨벤션 효과와 후보 단일화 기대감, 대법원의 이재명 후보 선거법 파기환송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국힘이 내부적으로 분열하고 단일화 협상에서 기득권만 집착한다면 이런 기대감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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