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마을, 잊혀진 사람들"⋯성광마을 한센인 정착촌의 현재

김지훈 2025. 5. 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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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한센병에 대한 차별을 피해 한센인들은 전국 82곳에 정착촌을 만들었습니다.
충남 논산시의 성광마을도 그 중 하나인데, 주민들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오염된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 앵 커 ▶
한때 병에 걸렸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격리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한센인들인데요.

논산시 성광마을에는 한센인 13가구가
모여 살고 있는데 턱없이 부족한 지원과 열역한 환경에 수십 년 간 방치돼있습니다.

이혜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좁은 시골길 옆으로
낡은 축사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창은 온 데 간 데 없고 무너진 지붕 위로 먼지만이 바람에 흩날립니다.

폐허가 된 이곳은 60여 년 전부터 한센인들이 모여 사는 논산시의 '성광마을'입니다.

과거 한센병을 향한 혐오를 피해
한센인들은 전국 82곳에 정착촌을 만들었는데 성광마을도 그 중 하나입니다.

주민들은 돼지를 기르며 자립을 꿈꿨지만, 나이가 들고 신체적 장애가 겹치면서 축사도, 생계도 모두 무너졌습니다.

◀ INT ▶ 성광마을 주민
"이제 (일을) 못 하는 게 나이 들어서‥ 우리는 나이 들어서 (일을) 하려고 해도 못 하고‥"

평균 나이 80세가 넘는 주민 대다수가
오로지 기초생활수급비와 정부의 월 19만 원 한센인 위로금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집조차 본인 게 아닙니다.

마을 땅 절반 이상이 천주교 재단 소유입니다.

◀ INT ▶ 성광마을 주민
"어디로 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아요.
다른 데는 보상도 잘해서 어떻게 됐더만, 우리 동네는 뭐 어떻게 오고 가는 일들이 보상도 없고‥"

진척이 더딘 환경 개선 사업도 문제입니다.

◀이혜현 기자▶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석면 지붕이 부서진 채 마을 곳곳에 방치돼 있습니다.
주민들은 매번 이 위험한 건물 옆을 지나야 합니다."

성광마을의 상당수가 사유지라는 이유 등으로 마을 환경 개선 대상에서 일부 사업이 제외된 겁니다.

지난 2월에야 권익위원회가 석면 지붕 철거 지원을 결정했지만, 주민들은 지붕만 일부 철거하는 건 환경개선 효과가 없다고 맞서 이마저도 진척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는 사이 일부 버려진 땅은 헐값에 팔렸고 외지인들이 무분별하게 기업형 축사를 세웠습니다.

배려 없이 버려지는 분뇨와 폐수는
주민들에게 또 한 번 상처를 남겼습니다.

◀ INT ▶ 성광마을 주민
"냄새가 너무 많이 나니까 여름에도 문을, 창문을 못 열어놔요.머리가 많이 아프죠."

충남도의회가 마을을 지원하는
조례안을 발의했지만, 진척이 없습니다.

◀ INT ▶ 한정란 / 한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인간으로서 살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 조건이 조성돼야 되는데⋯
지자체에다가만 맡겨놓을 문제도 아니고 국가에서 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한센인의 역사를 좀 기억하기 위한 그러한 조치로라도‥"

남겨진 사람들, 언제까지 숨죽여야 할까요.

◀ INT ▶ 성광마을 이장
"나 크게 잘못한 것도 없고, 병 하나 걸렸다는 거 가지고⋯ 지금 와서 그냥 세상 마치려니까 너무 좀 억울하기도 하고‥"

MBC뉴스 이혜현입니다.

(영상취재: 신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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