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헌법 5조’ 수호 질문에 “잘 모르겠다”는 트럼프

조형국 기자 2025. 5. 5.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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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랜드 이민자 강제 추방 관련 방송 인터뷰서 ‘모르쇠’
“그런 사람들 내쫓으라고 선출된 사람” 추방 계속 의지
3년 전 검찰 수사받을 때 동일조항 내세워 묵비권 행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미국 수정헌법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지 않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재판 없이 이민자를 추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답으로, 무차별적 이민자 추방을 이어나가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해당 헌법 조항은 2022년 트럼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을 때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며 거론했던 ‘수정헌법 5조’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NBC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는 시민이든 비시민이든 모두 적법 절차를 밟을 자격이 있다는 데 동의하냐”는 질문에 “난 변호사가 아니다. 잘 모르겠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답은 엘살바도르로 강제 추방된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의 송환 추진 여부를 묻는 과정에서 나왔다. 메릴랜드 주민 아브레고 가르시아는 합법 체류자 신분임에도 지난 3월 테러리스트로 지목돼 추방당했다. 이민 당국은 “행정 오류”를 인정했고, 연방대법원은 귀환을 “촉진하라”고 명령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진행자가 ‘수정헌법 5조’를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법에) 그렇게 돼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식으로 하면 우린 200만, 300만번의 재판을 해야 할 것”이라며 “(추방자) 일부는 살인자고 일부는 마약상이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내쫓으라고 선출된 사람”이라고 했다. 또 “이민 문제는 비상사태”라며 “수백만명의 모든 이민자가 재판을 받아야 한다면, 2주 심리에 300년이 걸릴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자 추방의 적법성과 관련한 질문이 이어지자 “팸 본디 법무장관이 맡고 있다” “뛰어난 변호사들이 있다” “법무장관에게 물어야 한다”며 말을 돌렸다.

수정헌법 5조는 적법한 절차로 재판받을 권리, 불리한 진술을 강요받지 않을 권리(묵비권) 등을 보장하는 조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2년 8월 가족기업 자산가치 조작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을 때 “헌법이 모든 시민에게 부여한 권리에 따라 답변을 거부한다”며 수정헌법 5조를 내세웠다. 당시 검찰 조사에서 그는 조사 내내 “같은 답변”이라고 답하거나 이름만 말하는 식으로 400번 이상 묵비권을 행사했다. 자산 가치를 부풀려 대출을 받은 혐의로 진행된 민사 소송에서 그는 지난해 벌금 약 4억5400만달러를 부과받았고 현재 항소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법무부와 국토안보부, 연방수사국(FBI) 등에 알카트라즈를 대대적으로 확장·재건해 “미국에서 가장 잔인하고 폭력적인 범죄자들을 수용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루스소셜에서 “오랜 기간 미국은 잔인하고 폭력적이며 재범을 반복하는 범죄자, 사회에 고통과 외로움만을 초래하고 아무것도 기여하지 못하는 쓰레기(dreg) 같은 존재들에 의해 고통받아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가장 위험한 범죄자들을 주저 없이 가두고 해를 입을 수 있는 사람들과 멀리 떨어뜨린 (과거 조치가) 올바른 방식”이라며 “연쇄 범죄자들을 더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샌프란시스코만의 작은 섬에 있는 알카트라즈는 남북전쟁 당시 공식 군사 감옥이었다가 1930년대부터 흉악범들을 가두면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교도소가 됐다. 마피아 두목인 알 카포네, 금주법 시대에 밀주업자로 활동한 조지 켈리, 아일랜드계 갱단 두목인 화이티 벌저 등 악명 높은 중범죄자들이 주로 갇혔고, 최악의 인권침해로 악명을 떨치기도 했다. 처벌보다 교화가 우선이란 주장과 과도한 운영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1963년 폐쇄된 후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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