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된 사찰 밝힌 '오색 연등'…참화 딛고 '봉축 법요식'

윤두열 기자 2025. 5. 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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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은 "대립과 반목을 내려놓고 이해하고 화합하자"는 부처님오신날입니다. 역대 최악의 산불이 덮쳐 잿더미가 된 사찰에도 오늘 오색 연등이 걸렸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향기 가득했던 소나무 숲길엔 아직 탄 내음이 남았습니다.

서울 면적 1.5배를 태운 역대 최대 규모의 산불은 천 년을 지켜온 고운사 전각들을 불태웠습니다.

보물 가운루와 연수전도 돌무더기와 잿더미로 남았습니다.

[오태근/경북 안동시 풍천면 : 작년에 여기 왔을 때 공양하기 전에 여기 앉아서 기도하고 했는데 종이 다 탈 정도로 이렇게 심하게 타서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폐허 위에도 봄은 왔고 새싹이 다시 폈습니다.

형형색색 연등도 달았습니다.

깨져버린 범종을 울릴 수 없어 녹음한 종소리를 틀었지만, 화마 속에서 필사적으로 지켜낸 대웅전에서 부처님을 다시 모셨습니다.

고운사는 불사를 복원하는 일을 잠시 미뤄뒀습니다.

산불 희생자 천도재를 매일 지내고 이재민 돕기 행사를 개최해 성금을 전달하는 등 산불 피해를 입은 마을을 먼저 살피고 있습니다.

[등운스님/고운사 주지 : 이웃들이 더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면 그게 부처님 오신 날 가장 뜻깊은 의미이고 스스로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길입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전국 곳곳 사찰에서 봉축 법요식이 봉행 됐습니다.

서울 조계사 법요식에는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과 전세 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등도 함께했습니다.

3년 만에 사회적 약자들을 초청한 건데, 대립과 반목을 내려놓고 서로 이해하며 화합하자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진우스님/조계종 총무원장 : 우리 모두가 자비와 지혜의 마음으로 이웃과 세상, 그리고 아이들에게 보다 평화롭고 찬란한 미래를 물려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발원합니다.]

이웃을 위하는 마음이 부처님의 가르침 '자비'라는 것을 일깨운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이었습니다.

[영상취재 이동현 이인수 / 영상편집 박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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