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가장자리 비추는 따뜻한 시선 [손이천의 '머니&아트']

세 살 무렵 앓은 구루병으로 장애를 얻었고, 성인이 되어도 키가 120cm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는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원광대학교 미술학과에 진학, 이후 서른 즈음 서울 아현동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초기 작품들이 향토적 정서에 충실한 평범한 구상 회화에 머물렀다면, 서른 이후 서울에서의 작업은 도시적 삶의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한 점에서 뚜렷한 전환을 보인다.
그는 일관되게 인간의 고통과 소외, 삶의 절규, 도시의 부조리, 강한 자의식과 존재의 리얼리티를 주제로 도시 빈민가, 철거촌, 재개발 지역 등 사회의 주변부를 조명했다. '공작도시' 연작은 무너지는 담벼락과 철거 현장,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을 묘사함으로써 도시화 과정에서 소외된 이들의 삶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화면 전체를 칠해버릴 듯 짙게 내려앉은 검은색, 굽은 형태의 인물과 건물들은 거칠지만 강렬한 정서를 드러낸다.
동시에 그의 작품은 자전적 서사를 내포하고 있다. '시들지 않는 꽃', '자라지 않는 나무' 등은 작가 스스로의 신체적 조건을 은유하는 것으로 비장하지만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그는 고통과 소외의 현장을 비관적으로 그리는 대신 고요한 연민과 인간적 온기로 재구성했다.
39세의 나이에 생을 마감한 손상기는 총 200여 점이 넘는 작품을 남겼다. 2008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작고 20주기를 기념하는 '시들지 않는 꽃 - 손상기 작고 20주기' 전이 열렸고, 2019년에는 고향 여수의 예울마루에서 '손상기 31주기 기념전'이 개최되며 작가의 예술 세계가 주목받았다.
'한국의 로트렉'이라는 별명처럼 장애를 안고 삶의 가장자리에서 예술로 응시한 시선은 오늘날에도 큰 울림을 준다.
케이옥션 수석경매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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