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교우관계 OECD 꼴찌…공부만 시킨 결과다 [사설]
우리나라 중학생들의 수학·과학 등 학업 성취도는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교우관계와 자주성 등은 꼴찌 수준으로 나타났다. 세계가 부러워할 만한 학업 성적이지만, 공부만 시키는 한국 교육의 부끄러운 민낯을 보여주는 결과여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한국교육개발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15세 청소년의 인문교양 교육 수준을 분석한 결과 한국 학생은 수학 2위, 과학 2위, 국어 3위로 매우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교우관계는 36위, 자주성 33위, 여가생활 36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아이들에게 친구를 사귀는 법, 감정을 표현하는 법, 삶을 즐기는 법을 가르치지 않은 채 오직 성적만 강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런 결과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비정상적 교육 열풍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영어유치원 입학을 위한 '4세 고시', 유명 영어·수학학원 입학에 대비하는 '7세 고시', '초등 의대반' 열풍으로 아이들은 유아기부터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그 결과 학업 성적은 뛰어나지만 또래와 어울려 놀 시간도, 감정을 나눌 기회도 없이 자라는 아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학생 시기는 자아 정체성과 사회성, 창의성 등이 형성되는 중요한 발달 단계다. 하지만 한국 교육은 여전히 성적 지상주의, 학벌주의, 대학 서열 중심의 낡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아이들은 타인과 공감하고 협력하며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줄 아는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학업 성적은 우수하지만 정서적으로 고립되고 사회적 관계에 서툰 인재가 될 우려가 크다.
이제는 교육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대학 입시만을 위한 '학원식' 교육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전인적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교육개발원이 제시한 인문교양 교육 강화는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창의력, 협업 능력, 관계 형성 능력 등 미래 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질 역량을 키우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진짜 '미래형 인재'를 기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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