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손상 제주 유리양, 생명 나누고 엄마따라 ‘하늘의 별’ 되다
제주에서 태어날 때부터 위태로운 삶을 산 강유리(2011년생)양이 새로운 생명을 전하고 하늘에 있는 엄마 품에 안겼다.
어린이날을 사흘 앞둔 지난 2일, 제주 양지공원에 또 하나의 유골함이 안치됐다. 장기기증으로 다른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고, 뜨거운 불 속에서 한 줌의 재가 된 유리양의 얘기다.
2011년 8월 태어난 유리양은 엄마의 손길을 한 번도 느끼지 못했다. 유리양이 태어나는 날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유리양의 엄마는 생사를 달리했다.
태어나면서부터 뇌손상을 입은 유리양은 후유증으로 기관 삽관을 통해 호흡을 유지하고, 튜브로 음식을 섭취하는 삶을 살았다.
제주대학교병원 소아중환자실에서 수년을 지낸 유리양은 제주도내 가정의학과의원에서 7년 넘게 생활했다.
태어날 때부터 뇌손상으로 신체기능이 떨어진 유리양은 다른 아이들과 같은 '일상'을 누리지 못했다. 유리양의 아빠는 고된 일터에서 돈을 벌어 유리양의 병원비와 유리양보다 11살 많은 아들의 생계를 책임졌다.
강한 자극에만 반응해 도내 특수교사가 병원을 찾아 교육도구를 통해 오감 자극 놀이를 지원할 정도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유리양은 성장했다. 유리양이 병원에서 보낸 시간만 14년이다.

그러던 올해 4월 하순부터 유리양이 기관지염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항생제 처방에도 증세는 더욱 악화됐고, 119에 의해 제주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제주대병원 간호사 몇몇은 소아중환자실에서 수년을 함께 한 유리양을 잊지 않고 기억했다.
오랜 시간 심폐소생술이 이뤄졌지만, 끝내 뇌사 판정이 내려져 가족들은 끝내 유리양과의 이별을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 강씨의 결정은 장기기증. 유리양을 낳다 먼저 삶을 마감한 아내가 하늘에서 딸을 만났을 때 행복해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고된 삶을 지낸 유리양을 지켜본 가족에게는 너무도 어려운 선택이었다. 가족들의 뜻을 받아들인 의료진도 유리양의 생명나눔이 빛날 수 있도록 수술에 온힘을 다했다.
태어날 때부터 병원에서 생활한 유리양의 장기 기능이 많이 떨어졌던 상황. 의료진은 유리양의 장기 중 신장만 기증이 가능하다고 판단, 지난 4월28일 수술에 성공했다.
허약한 삶을 산 유리양이 삶을 마감하면서 또 다른 사람 1명에게 건강한 새 삶을 준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가족들은 유리양을 화장해 지난 2일 양지공원에 봉안했다.
유리양의 아버지 강씨는 "첫째와 둘째(유리)가 11살 차이가 난다. 둘째를 가지려다 잘 되지 않아 포기하고 살다가 갑자기 찾아온 선물이 유리였다"라고 추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