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신태용이 느낀 아시아 축구, "광주 잘했지만 동아시아 투자 더 필요해...인니 WC 예선? 4위 가능"

[포포투=김아인(성남)]
성남FC의 신태용 비상근 단장은 이정효 감독의 광주FC의 아시아 무대 도전에 대한 느낀점을 전하면서 서아시아와 동아시아의 벌어진 격차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현역 시절 일화천마 때부터 성남에서만 12년의 세월을 보낸 그는 2005년 잠시 호주 퀸즐랜드 로어에 몸을 담았다가 은퇴하며 선수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후에는 2008년부터 성남일화의 감독으로 팀을 이끌며 201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011년 FA컵(현 코리아컵) 우승 등 성남의 찬란했던 순간을 함께 했다.
아시아의 챔피언을 경험해 본 신태용 단장은 최근 광주FC의 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도전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구단 최초로 아시아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광주는 K리그 시도민구단 최초로 AFC 주관 대회 8강 진출이라는 업적을 달성했다. 리그 스테이지 단계부터 아시아 강팀들을 무너뜨리는 놀라운 행보를 보였고 16강에선 J리그 챔피언 비셀 고베를 합산 스코어 3-2로 꺾으며 8강으로 향했다.
사실상 전력 차이가 어마어마했다. 8강에서 만난 사우디 최강 알 힐랄은 사우디 프로페셔널 리그 우승 19회(최다 우승), ACL 우승 4회(최다 우승) 기록을 가졌다.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 후벵 네베스, 칼리두 쿨리발리, 야신 부누 등 유럽의 내로라하던 선수들을 잔뜩 품으면서 광주 선수단과 20배가 넘는 몸값 차이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결국 벽을 넘지는 못했다. 지난달 26일 사우디에서 열린 8강전에서 광주는 0-7로 크게 패배했다. 이정효 감독은 광주다움을 자신하며 특유의 광주 스타일을 밀고 나가겠다는 소신을 보였지만, 이날 광주는 점유율 38%와 슈팅 4회, 유효슈팅 2회에 그쳤다. 점유율 62%로 슈팅 20회, 유효슈팅 11회를 몰아친 알 힐랄 상대로 이렇다 할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아쉬움이 남는 여정이었지만 광주의 도전은 많은 의미를 남기면서 국내 축구계에도 메시지를 줬다.
신태용 단장은 “이정효 감독이 0-7로 지긴 했지만 열심히 잘해줬다. 분명히 광주가 쓰는 예산치고 상당히 잘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렇지만 사우디 제다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그리고 사우디 선수들 장단점 분석을 했겠지만 너무 부딪히진 않았나 싶다. 내가 작년에도 제다 가서 경기 해 보고 사우디 선수들 많이 만나봤다”고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정효 감독이 나에게 물어봤다면, 그 선수들은 체력적인 것보다 개인 기술이 좋은 팀이다. 선수들에게 전반에는 좀 붙이는 작전을 지키면서 카운트 어택 때리고 그 선수들 리듬을 못 가져가게 만들면 경기 내용이나 볼 점유율은 광주가 7대 3이든 4대 6이든 질 수 있지만 경기 결과는 그렇게 지지 않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TV로 보면서 좀 아쉬웠던 부분이다. 이정효 감독이 젊지만 좋은 전술도 갖고 있고 그런 부분에서는 냉정해질 땐 좀 더 냉정했으면 어땠을까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고 이정효 감독에게 조언을 건넸다.

이번 ACLE 결과는 동아시아와 서아시아 격차가 크게 벌어졌음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알 힐랄과 함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알 나스르, 이반 토니와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팀 알 아흘리까지 오일 머니를 등에 업은 사우디 팀들이 준결승 무대에 올랐고 유일한 동아시아 팀인 J리그의 가와사키 프론탈레가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결국 알 아흘리가 챔피언에 등극했다.
신태용 단장은 “사실 프로 세계는 돈이다. 사우디는 워낙 오일 머니를 강하게 밀어붙인다. 지금 사우디에 오일 머니 아니면 움직일 수 없는 곳이 되다 보니 형평성이나 모든 부분에서 중동한테 동아시아가 밀리고 있다. 그런 부분은 정신력이나 실력으로서 이길 수 있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는 예산을 가지고 우리가 싸워줘야 한다. 몸값이 10배는 더 비싼 선수들 데리고 지금 경쟁하고 있는 거다. 운동장 여건, 모든 시설면이나 환경적 여건 등 모든 게 우리보다 훨씬 강하다. 앞으로 우리 동아시아 쪽도 그런 부분에 좀 더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태용 단장은 국제 무대를 향해서도 발걸음을 내딛었다.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U-20 대표팀 감독을 거친 후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월드컵 무대를 경험하며 '카잔의 기적'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지난 2020년 인도네시아에 부임하며 동남아시아로 향했다.
이후 인도네시아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줬다. 귀화 정책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인도네시아 역사상 최초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진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진출 등을 이뤘다.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지난해 4월 2024 AFC U-23 아시안컵에서 우리나라를 승부차기에서 꺾고 4강 진출이라는 업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2024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미쓰비시 일렉트릭컵)에서 준결승행이 좌절됐고 월드컵 3차 예선에서는 6경기 1승 3무 2패를 거뒀다. 지난 1월 인도네시아는 돌연 신태용 전 감독과 이별을 선언했다. 잠시 휴식을 취한 그는 지난달부터 성남의 비상근 단장으로 부임해 구단 발전과 선수단 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여전히 신태용 단장을 그리워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의 선택을 비판하기도 했고, 지난 3월 호주와의 월드컵 3차 예선 7차전에서 1-5로 대패하자 관중석에서 신태용 단장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2승 3무 3패로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4위에 위치해 있다. 본선 다이렉트 진출은 좌절됐지만 3, 4위에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티켓을 노리고 있다.
신태용 단장도 여전히 인도네시아를 향한 애정이 남아 있었다. 그는 “내가 5년 동안 키웠던 선수들이기 때문에 애정이 간다. 팬들은 아직도 나를 인정해준다.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4위까지 할 수 있다고 본다. 선수층이 나쁘지 않다. 내가 있는 동안 기존 멤버들 탄탄하게 잘 만들어놨다. 그렇게 쉽게 지지 않을 거고 4위는 충분할 거다”고 인도네시아의 월드컵 진출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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