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경정 예산안에서 방음창 지원사업 삭제… 정부·국회 北 소음공격 손 놨다

전예준 2025. 5. 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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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마을 건너편 북한 황해도 개풍군의 야산에 대남 확성기에서 소음이 송출되고 있다.정선식기자

1년 가까이 북한 소음 공격에 시달리는 접경지역 주민들을 위한 방음창 지원사업이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삭제됐다. 지역 요청 사업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지원 근거가 없어 지자체에서 무작정 사업을 확대할 수도 없는데 국비 확보마저 불발된 것이다. 접경지 주민들의 고통이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와 국회는 손을 놓고 있다.

5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일 국회 제424회 임시회 제7차 본회의를 통과한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북한 소음공격 피해 지원 대책의 일환인 방음시설 설치사업에 필요한 국비 43억6천만 원이 제외됐다.

이 예산은 당초 정부 추경안에 담기지 않았다가 지난달 28일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 예비심사에서 새로 반영됐다. 접경지역 수백 가구의 소음 피해를 저감시킬 것으로 기대(중부일보 4월 30일자 5면 보도)를 모았지만, 예결위 조정소위에서 이번 추경 방향과 맞지 않는 '지역사업'으로 판단해 최종 탈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방음창 설치 사업 예산이 내년 정부 본예산에도 담기지 않을 전망이라는 점이다.

행정안전부는 기획재정부와 관련 예산 협의조차 못하고 있다. 현금성 지원사업이기 때문에 법적 근거가 명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접경지역특별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 계류 상태여서다.

지난해 11월 국회가 소음피해 지역 주민들을 위해 민방위기본법을 개정했지만,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라 피해 주민들은 직접 지원 사업이 아닌, '신체적 치료비'만 지원(중부일보 3월 3일자 1면 보도) 받을 수 있다.

행안부는 방음창 설치 사업이 아니더라도 피해지원금 지급을 위해 기재부와 협의하고 있지만, 소음공격이 없던 때로 돌아가는 것만 기다리는 접경지역 주민들(중부일보 2월 14일자 1면 보도)의 마음을 되돌릴지는 미지수이다.

북한은 지난해 7월 우리 군이 대북방송을 시작하자 대남방송을 송출했다. 이후 쇠를 긁는 소리, 짐승 울음 소리, 곡소리 등 불쾌한 소리가 접경지역 주민들을 강타했고, 이들은 수면장애, 노이로제 등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여기에 관광객 감소, 개발사업 중단, 가축 유산 등 물적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 정부가 전단 살포 금지 조치를 한 후 오물풍선이 내려오지 않고 있다며, 우리 군이 대북방송을 중단하면 대남방송도 중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예비비 3억5천만 원, 올해 2억 원을 투입해 55가구 지원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강화군 내 전체 피해 세대가 약 4천 세대, 가장 피해가 심각한 강화군 당산리도 150여 세대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모자란 실적이다.

시 관계자는 "대북방송을 일단 중단하는 게 가장 좋지만 (정부가) 그 결정도 안 하고 있고, 지원 근거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현재로는 뾰족한 수가 없다"면서도 "방음창 외 다른 지원이 이뤄지거나, 우리 군의 방송 송출 중단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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