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침공 대비 美日 '하나의 전쟁구역' 구상…한국은 자동참전?

김인한 기자 2025. 5. 5.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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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중국-대만 분쟁시 한국도 '전쟁 당사국'…"美日 '원 시어터' 구상에 韓 외교·국방당국 총력 대응해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이 지난 3월30일 도쿄에서 논의한 '원 시어터'(One Theater) 구상 /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미국과 일본이 최근 한반도를 동·남중국해와 함께 '하나의 전쟁구역'(One Theater·원 시어터)으로 묶는 구상을 논의한 것은 3가지 이유에서 한국의 안보와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첫째,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한국은 '전쟁 당사국'이 되고 중국은 주한미군 기지 등 한반도 지역 타격과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 등에 나설 수 있다. 둘째, 약 2만8500명의 주한미군이 중국과 대만 분쟁에 개입하면 북한의 대남 도발 가능성이 커진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도발에 따른 남북 전면전 발생 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올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5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북한 위협은 한국이 대비하고 주한미군을 비롯해 미군의 역할은 중국 위협 대비'라고 사실상 선포하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을 최대 위협으로 상정하고 무력 분쟁을 포함한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동맹국에 자국 방위에 더 많은 책임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관련 주장의 근거로 지난 3월 미 국방부가 중국 견제를 골자로 하는 '잠정 국방 전략 지침'을 마련한 것을 들었다. 이 지침서에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다른 어떤 위협보다 우선적으로 대비해야 할 유일한 시나리오로 상정했다. 이는 주한미군 등 미국의 전력이 한반도 방위를 넘어 중국 견제에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2027년까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 침공을 준비할 것을 자국군에 지시했다는 정보를 수차례 공식화했다. 2027년은 중국 인민해방군 건군 100주년이자 시 주석의 네 번째 연임이 결정되는 해다. 시 주석은 건군 100주년을 대비해 해군력 등 군사 역량을 대폭 강화하며 '대만 통일'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15일(현지시각) 푸젠성 장저우시 둥산현 아오자오 마을에서 건해산물 판매와 어획 상황을 살피고 있다. 시 주석은 이틀간 대만과 가장 가까운 푸젠성을 방문해 농촌 활성화 작업, 문화유산 보호 활동 상황 등을 시찰했다. / AP=뉴시스


이 때문에 트럼프 2기는 한국에 미국의 해군력 증강을 위한 조선업 재건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또 미국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한국의 정치적 혼란기에 자국의 3대 전략자산인 B-1B 랜서(Lancer·창기병)를 한반도에 2차례 전개했다. 한국 뿐 아니라 일본, 필리핀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며 대중국 견제를 공고화하고 있다.

미 국방당국은 한국과 일본, 필리핀 등 3국의 해상주권과 대만 해협이 긴밀히 연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최근 일본, 필리핀 등과는 해상훈련 등도 실시했다. 미국의 이런 조치는 한국-일본-필리핀으로 이어지는 '안보 트라이앵글'을 이용해 자국의 군사적 부담을 줄이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미국이 동맹국과 '안보 부담'을 공유하고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에 발맞춰 자국에 이익이 되는 거래에 나섰다.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은 지난 3월30일 도쿄 방위성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와 만나 '원 시어터' 구상을 제안하고 주일미군을 합동군사령부로 격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주일미군은 약 5만5400명으로 해외 주둔 미군 중 최대 규모다. 하지만 사령관이 3성 장군이고 독자적인 작전권도 없어 미 하와이에 있는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주일미군을 지휘한다. 4성 장군이 사령관인 주한미군보다 역할이 제한적인 데다 주일미군은 유사시 신속 대응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일본은 지난 3월 육·해·공 자위대를 일괄 지휘하는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를 발족했는데, 여기에 주일미군 위상 확대까지 나서고 있다. 중국 견제를 명분으로 주일미군의 작전, 지휘 통제 기능 등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일본이 제안한 '원 시어터' 구상에 미국 측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국부펀드를 설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을 한 뒤 취재진을 만나 “중국이 파나마 운하에 개입하고 있는데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은 강대국 대리전 지대"라면서 "한반도와 동·남중국해가 뒤섞이면 한반도 전구의 차별화된 작전이 사실상 어려워지고 한국이 대만해협 등에서 '연루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병력만 보면 주일미군이 주한미군보다 규모가 크다"면서 "'원 시어터' 구상이 실현될 경우 향후 한반도에 있는 4성 장군을 주일미군에 두자며 주도권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원 시어터 구상은 '아시아판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집단 방위 개념"이라면서도 "하지만 남북 분쟁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외교부와 국방부의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이 대중국 견제를 사실상 공식화할 경우 중국이 '제2의 사드 보복'에 나설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은 2016년 7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중국으로부터 경제 보복을 당했다. 당시 한국은행은 중국의 보복으로 3년 간 약 21조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미중 관세전쟁에서 부각된 희토류를 중국이 제재 수단으로 쓰면 한국의 첨단산업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또 중국의 한반도 타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해 7월 보고서에 "주한미군이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미군 전력을 대만에 투입되면 중국은 한국의 직간접적 대만 지원에 대한 대응으로 한국과 일본 내 미군 전력에 대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3월29일 일본에서 열린 미국과 일본 전몰자 합동 위령식에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 참석하고 있다. / AFP=뉴스1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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