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푸드테크]② 이산화탄소, 전기, 물…공기로 음식 만드는 법

김태희 기자 2025. 5.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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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앞서 극한 식탁에 대비하는 푸드테크 
핀란드 푸드테크 스타트업 솔라 푸드가 개발한 단백질 솔레인(Solein) 가루. 솔레인은 공기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와, 물을 전기 분해해 얻은 수소와 산소를 이용해 만든다. Solar Foods 제공

[편집자주] MBTI에서 직관(N)이 발달한 '슈퍼 N'은 추상적인 가능성과 미래에 주목해 정보를 인식합니다.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하면 어떻게 행동할지 생각해두곤 해요. 이제, 슈퍼N들의 상상이 빛을 발할 순간입니다. 미래의 극한 기후나 우주에서 우리는 무엇을 즐겁게 먹을 수 있을까요. 총 3회에 걸쳐 삼양라운드스퀘어와 함께 답을 찾아봅니다.

2024년 8월 NASA가 주관하고 캐나다우주국(CSA)이 협력한 '딥 스페이스 푸드 챌린지(Deep Space Food Challenge)'의 국제 부문 우승을 거머쥔 단백질이 있습니다. 이름은 '솔레인(Solein)'. 핀란드의 푸드테크 스타트업 솔라 푸드(Solar Foods)가 개발한 제품입니다. 

딥 스페이스 푸드 챌린지는 최소한의 자원으로 안전하고 영양가 있으며 맛있는 식량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찾고자 개최됐습니다. 국제부문 우승자인 솔라 푸드는 공기 중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와 물을 전기 분해해 얻은 수소와 산소를 이용해 솔레인을 만들었습니다.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세균에 공급해 발효하고 생성된 미생물을 건조하면 노란색 단백질 파우더가 완성됩니다. 솔레인은 단백질 78%, 식이섬유10%, 지방 6%, 무기질 4%, 탄수화물 2%로 구성돼 있습니다. 또 인체에 꼭 필요한 9가지 필수 아미노산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단백질 가루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무궁무진합니다. 파스타나 빵을 반죽할 때 활용할 수 있고 대체육을 만드는 원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솔레인은 싱가포르에서 판매 승인을 받은 상태입니다. 솔레인이 개발된 데는 유럽우주국(ESA)의 지원이 있었습니다. ESA는 여러 민간 업체에 필요한 기술을 이전함으로써 우주 기술이 개발되고 또 상용화되도록 지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솔라 푸드는 어떤 미생물을 활용하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이 분야에서 잘 알려진 미생물이 있습니다. 바로 '수소독립영양생물'입니다. 수소독립영양생물은 수소를 에너지원 삼아 대사하는 생명체로 이때 이산화탄소나 질소를 재료로 단백질을 생성합니다. 

1967년 NASA에서 발행한 보고서는 수소독립영양생물을 우주에서 배양하면 우주 비행사들이 호흡으로 내뱉은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동시에 식량을 만들 수 있는 일석이조 전략이 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당시엔 기술이 부족해 실용화하는 데 실패했지만 2008년, 미국의 물리학자 리사 다이슨 등이 여기에 영감을 받아 수소독립영양생물로 단백질을 만드는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이산화탄소로 대체육 시제품을 개발하는 데까지 성공했습니다. 이들이 수소독립영양생물로 만든 단백질 이름은 '에어프로틴(Air Protein)', 대체육의 이름은 '에어미트(Air Meat)'입니다.

다시 솔레인 얘기로 돌아와서 솔레인은 에너지 공급원인 수소를 물에서 얻는 게 특징적입니다. 별도의 수소 저장 탱크 없이 우주선 내에서 수소를 공수하는 전략을 취한 겁니다. 물을 분해할 때 필요한 전기는 태양광으로부터 얻을 수 있습니다. 

단백질 중심의 '완전식'을 미생물로부터 직접 만들어내는 그래서 극한 환경 속 장기 체류를 가능케 하는 푸드테크 기술입니다. 이 기술이 딥 스페이스 푸드 챌린지에서 국제 부문 우승을 거머쥔 건 그런 지속 가능성이 제대로 인정받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솔레인처럼 인정받는 아이디어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라운드스퀘어 프라이즈'의 문을 두드려 보세요. 라운드스퀘어 프라이즈는 삼양라운드스퀘어가 주최하는 푸드테크 아이디어 공모전입니다. 올해는 극한기후에서 인류의 식탁을 책임질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딥 스페이스 푸드 챌린지에 참가한 아일랜드 팀 인터스텔라 랩(Interstellar Lab)은 우주에서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폐쇄적 순환 스마트팜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진은 2023년 기술 발표회에 앞서 무순 새싹을 준비하는 모습. NASA / Jonathan Deal 제공

"이그노벨상처럼 황당하고 웃기는 연구 아이디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라운드스퀘어 프라이즈를 기획한 김도윤 삼양라운드스퀘어 매니저는 이번 공모전의 핵심 가치가 '재미'라고 설명합니다. 재밌고 유쾌한 상상력이 기존의 기술이나 방법에서 벗어난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주기 때문입니다. 재미는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기획서와 발표, 프로토타입 제작안 등 어느 단계에든 스며들 수 있습니다. 

2024년 이그노벨 시상식에서 죽은 송어의 움직임을 연구해 이그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제임스 리아오 미국 플로리다대 생물학과 교수가 자신의 연구를 설명하는 파격적인 방법으로 죽은 송어 인형을 가져와 키스 퍼포먼스를 펼쳤던 것처럼 말입니다.

라운드스퀘어 프라이즈 공모전은 중등 부문과 고등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각 부문의 1등 팀에게는 해외 연수 혜택이 주어집니다. 출품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실현할 수 있는 연구자 멘토링과 논문 작성의 기회도 제공될 예정입니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한발 앞서 미래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마음가짐과 태도를 공모전 참가자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 지원에 관한 상세 내용은 라운드스퀘어 프라이즈(roundsquareprize.org) 혹은 한국과학창의재단(kosac.re.kr)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김태희 기자 tae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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