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이슈] 탁구 꿈나무 위해 ‘십시일반’…고향기부 덕에 유망주들 청양으로

김민지 기자 2025. 5.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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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이슈] 주목받는 고향사랑 지정기부제
‘정산 초중고 탁구부 국가대표
꿈 키우기 프로젝트’ 지정기부
2년 연속 목표금액 초과 달성
청양군, 탁구부 활동 적극 홍보
기부 늘어 비용 걱정없이 훈련
유망주 등 학령인구 유입 활발
충남 청양군 정산면 정산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정산 초·중·고 탁구부 학생들이 탁구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고향기부제)가 시행 3년차를 맞은 올해 1분기 모금액이 지난해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 1분기 총 모금액은 183억5000만원, 모금건수는 15만3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94%, 125% 증가했다.

이는 3월 영남권을 휩쓴 ‘괴물산불’로 피해를 본 지역에 기부가 몰리는 등 지정기부에 대한 관심이 커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소멸위기를 맞고 있는 지역을 돕고 재생시키겠다는 고향사랑기부금의 취지가 잘 반영된 것이다.

이에 2년 연속 지정기부 모금 목표 초과 달성으로 화제가 된 충남 청양군 사례와 일본 최대 고향세 종합 사이트 ‘후루사토초이스’를 운영하는 트러스트뱅크의 무나카타 신 집행임원의 목소리를 통해 지정기부 활성화 비결을 짚어봤다.

최근 찾은 충남 청양군 정산면 정산고등학교 체육관에서는 하교시간이 훌쩍 지났는데도 탁구공 튕기는 소리와 기합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정산면에 있는 정산 초·중·고 탁구부 학생들이 연습하는 소리다. 이들의 열기 뒤에는 전국 각지 고향사랑기부금 기부자들의 마음이 든든하게 자리 잡고 있다.

청양군의 고향사랑 지정기부 사업 ‘정산 초중고 탁구부 국가대표 꿈 키우기 프로젝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목표 모금액을 초과 달성해 조기 마감됐다. 지난해 12월18일부터 시작된 이번 기부는 올해 3월23일 기준 목표금액 4661만원보다 140만원 초과했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3개월 이상 앞당겨진 것이다. 지난해에는 71일 만에 5000만원을 모았는데 이는 전국 지정기부 사업 중 최단기였다.

탁구부 지원에 고향기부제를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는 군 담당자가 냈다. 당시 다른 지역 학교의 탁구부원들을 정산 초·중·고에서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인원이 늘어난 것을 계기로 탁구부를 더욱 활성화하기로 한 청양군 탁구협회가 군에 지원을 요청했고, 군에서 고향기부제를 활용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군은 기부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금을 확대하기 위해 고향사랑e음 누리집 기부창에 탁구부 수상 내용, 모금 활용 계획 등을 상세히 기재했다. 군 미래전략과 고향사랑기부팀 관계자는 “탁구 꿈나무들을 직접 지원할 수 있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어 전국 각지에서 많은 분들이 기부에 참여해주는 것 같다”며 “기부자 덕분에 탁구부가 이룬 성과도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군 공무원들은 인근 지역 공공기관과 기업을 찾아 홍보활동을 펼쳐 소액 기부자들을 끌어모았다. 연말정산을 앞두고 세액공제 혜택을 노리는 직장인들을 공략해 지난해 12월 홍보 역량을 집중했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덕분에 올해는 소액 기부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이번 지정기부에는 모두 437명이 참여, 지난해(182명) 대비 2.4배 이상 증가했다. 대부분 10만원 이하 기부로 이뤄져 보다 많은 이들이 사업 취지에 공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국에서 십시일반으로 모인 기부금 덕분에 학생들은 비용 걱정 없이 전국 곳곳으로 전지훈련을 가고 각종 대회에 적극적으로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탁구용품도 필요할 때 언제든지 살 수 있다. 매일 아침 6시30분부터 체육관에서 탁구를 연습한다는 초등부 유선웅군(12)은 “원래 러버를 한달 이상 사용했는데 요즘엔 3주에 한번씩 교체해줘서 좋다”며 “새 러버를 장착하면 공의 반발력, 스핀이 살아나면서 탁구를 더 잘 칠 수 있다”고 웃었다.

학령인구 유입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탁구부 58명 중 올해 들어온 학생이 8명이고 꾸준히 전국 각지에서 문의가 오고 있다. 고향기부제 모금을 통해 군이 적극 지원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다른 지역 탁구 유망주들이 청양지역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지난해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개인전 3위를 기록한 고등부 백종윤군(16)은 “충남 당진에 살다가 탁구부 때문에 초등학교 5학년 때 정산초등학교에 왔다”면서 “중국의 린쉬동 선수를 능가하는 세계 1등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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