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력의 시험대에 오른 미국 금융시장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시작 뒤 충격을 받았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다. 4월 첫 주 급락한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관세 발표 직전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코스피는 4월 말 2550선을 넘어 전달 초보다 더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미국 증시의 경우 최근 반등에도 불구하고, 주요 지수가 올해 초 고점을 찍은 뒤 10% 내외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투자자들 사이에선 시장의 복원력에 대한 의심이 퍼진다.
현재 투자자들이 증시의 회복력을 믿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 현대 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정책 신뢰의 붕괴’라고 판단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의 기술’을 앞세워 예고 없는 관세 정책을 펼쳤고, 이는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크게 훼손했다. 동시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을 비판하며,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의장을 해임할 수도 있다는 엄포까지 놓았다. 미국의 대외정책과 통화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며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늘 오르던 달러 가치 하락으로도 확인된다.

여기에 미국 경제 지표 역시 회복의 근거가 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2025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기준 -0.3%로 마이너스 전환됐다. 기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을 앞둔 ‘순수입’(수입에서 수출을 뺀 규모)의 증가가 영향을 미쳤지만, 미국 경제를 지탱하던 소비도 조금씩 약화하고 있다. 가계 저축률이 하락하고 신용 사용은 늘어나며 소비를 압박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50을 간신히 넘기는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에서 확인되듯, 정책 불확실성이 기업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면서 향후 성장 경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 이렇게 보면 결국 실물 경제와 정책, 양대 축이 동시에 흔들리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구조적 복원력이 약화한 셈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투자자의 대응은 명확해져야 한다. 지금은 방향을 맞히는 게 중요한 시점이 아니고, 환경에 맞는 포트폴리오 정렬이 필요한 시점이다. 포트폴리오 정렬은 시장의 리스크 구조 변화에 맞춘 자산군의 역할과 배분의 재구성이다. 환경이 바뀌었는데 자산이 그대로라면, 그 포트폴리오는 충격에 취약하고 회복에도 둔감하다.
우선 현금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다만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하락하기도 하는 최근 상황을 고려해 장기채보다 단기채 중심의 방어적 투자가 낫다. 예컨대 미국 단기국채 상장지수펀드(ETF)나 한국의 만기 2년 이내 채권으로 금리 리스크를 제한해야 한다. 또한 주식 포트폴리오 안에서는 불확실한 통상정책 충격에 노출된 수출 업종보다, 정부 재정정책과 소비 안정성에 연동되는 내수 기반 업종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유효하다.
가치 보전 확률이 높은 자산군도 함께 고려하자. 대표적으로 금은 통화 신뢰 하락기에 매력적인 대안이자 정책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수단이다. 또한 외화 자산 비중 확대와 함께 환헤지 여부에 대한 전략적 판단도 병행해야 한다. 달러 자산 보유보다는 안정성이 높은 통화나 단기 외화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의 분산이 필요하다.
최석원 전 SK증권 미래사업부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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