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의 보수정치 시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990년대 동구권 붕괴를 계기로 노동운동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그는 “노동운동을 제도권 내로 이어가자”며 이재오 전 의원과 함께 민중당을 창당했다. 그러나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 민중당은 단 하나의 의석도 얻지 못하고 해산했다. 이후 택시운전수 일을 하던 김 후보는 1994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권유로 국민의힘 전신(前身)인 민주자유당에 전격 입당했다. 김 후보는 보수 정당 입당 배경에 대해 “밖에서 혁명을 계속 꿈꾼다고 나라가 발전하는 것이 아니었다”라고 했다.
현직 대통령이 직접 영입한 인재였지만 곧바로 ‘꽃길’을 걸은 것은 아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김 후보는 당시 야당(새정치국민회의) 텃밭인 경기 부천 소사에 출마했다. 상대는 김대중 총재의 최측근인 박지원 의원이었다. 당시 김 후보가 ‘아직도 나는 넥타이가 어색하다’는 자서전을 펴내자, 박 의원은 ‘넥타이를 잘 매는 남자’라는 저격용 책을 냈다. 이 일로 고소전까지 벌어지면서 부천 소사의 ‘넥타이 전쟁’은 전국적 화제를 불러모았다. 김 후보는 1.94%포인트 격차의 신승을 거뒀고, 이후 부천 소사에서 내리 3선을 했다.

김 후보의 또 다른 정치 변곡점은 소속당(한나라당)이 ‘차떼기당’ 꼬리표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逆風)으로 위기에 몰렸던 2004년 17대 총선 때다. 김 후보는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 “죽을 각오로 한나라당을 대청소하겠다”고 했다. 실제 김 후보는 당시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등 중진 37명을 불출마시켰고, 강남 출마가 거론됐던 홍사덕 원내 총무는 경기 고양 일산갑으로 보냈다. 이런 분위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여의도 공터에 천막당사를 쳤다. 궤멸 위기를 딛고 121석을 얻은 당시 ‘김문수 공천’은 지금도 공천 개혁의 성공 사례로 거론된다.
김 후보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데 이어 2010년 재선에 성공했다.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추진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기획, 수도권 통합 요금제, 광교·판교·다산신도시 개발, 삼성반도체 평택캠퍼스 유치는 김 후보의 대표적 업적으로 꼽힌다. 반면 2011년 소방서에 전화해서 소방관에게 거듭 ‘관등성명’을 요구했던 녹음 파일이 공개된 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김 후보는 2012년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 나섰지만 대세론을 형성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밀렸다.
김 후보가 ‘선출직 휴지기(休止期)’에 들어간 것은 2016년 20대 총선부터였다. 당에서는 “험지(險地)에 출마해달라”는 요구가 있었지만 김 후보는 대구 수성갑 출마를 강행했다. 대구 수성갑에서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맞붙어 24.6%포인트 격차로 크게 졌다. 이 일을 계기로 당내에서 김 후보의 정치적 위상은 하락했다. 이후 김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 속에서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도전했지만 박원순 전 시장에게 패배했다. 이듬해인 2019년 김 후보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기독자유통일당을 창당하면서 ‘아스팔트 보수’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랬던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 대통령 소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에 발탁됐다. 경사노위 위원장으로 출석한 국정감사에서 김 후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라고 발언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보수 진영 내에서 김 후보의 선명성이 부각됐고, 지난해 고용노동부 장관에 임명됐다.

정치권에선 “김문수가 12·3 비상계엄 국면에서 정치 무대에 다시 올랐다”는 평가가 많다.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던 그는 계엄 해제 후 국회 긴급 현안 질문 때 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국무위원 단체 사과’ 요구를 홀로 거부했다. 당시 김 후보만이 자리에 앉아 있던 장면이 회자되면서 지지층 사이에선 ‘꼿꼿문수’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전까지 대선 주자 후보군에 포함되지도 않았던 김 후보는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보수 주자 최상위권에 줄곧 이름을 올렸고, 결국 국민의힘 대선 후보직을 거머쥐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패럴림픽 메달 5개 김윤지, 포상금만 5억 받았다
- 정청래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로 뛰어달라…대구 승리 역사 만들겠다”
- BTS 광화문 공연, 전 세계가 봤다… 넷플릭스 77개국 정상
- 무릎에 착 달라 붙어 무릎 마사지와 찜질 한 번에, 2만원 대 초특가
- 실내 걷기만 했는데 발 마사지 돼, 혈 자리 정확히 누르는 슬리퍼
- 영주 ‘주먹 부사’ 25개 4만원대 특가, 조선몰 단독 공급
- “일부 정치인들 공황”... 이란 대통령 아들이 쓴 ‘전쟁 일기’ 보니
- 하이브 용산 사옥, 팬에게 문 연다… 팝업스토어 공간 조성
- 김효주, LPGA 투어 파운더스컵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 통산 8승째
- 대법 “보험사 치료비, 공단 급여와 다르면 책임 보험금서 빼야”... 파기 환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