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법원장 국정조사 하겠다는 민주당…삼권분립 부정하는 건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어제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재명 대선 후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과 관련해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청문회와 국정조사, 특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조 대법원장 탄핵 요구가 나오고 있으나, 이를 추진할 경우 거센 역풍이 우려되자 수위를 다소 조절해 공세에 나서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제시한 국정조사, 특검, 청문회 등은 사법 독립을 현저히 침해하는 초법적 발상이다.
우선 국정조사는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에서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은 국정조사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 법원 판결의 유무죄 여부나 양형 판단을 일정한 방향으로 요구하는 것은 국정조사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국정조사 발언은 사법권 침해 소지가 다분하다.
특검 역시 법리적으로 현실성이 없다. 특별검사제도는 고위 공직자의 비리 또는 위법 혐의를 발견했을 때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감안해 채택하는 제도다. 죄형법정주의 아래에서 특검 대상이 되려면 구체적인 죄명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조 대법원장을 포함해 다수의견을 낸 10명의 대법관에게 무슨 혐의를 적용할 것인가. 민주당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하는 직권남용 등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의 표현대로 “대법원장이라 하더라도 전원합의체에 들어오는 대법관 중 n분의 1에 불과”한데, 직권남용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지금까지 법원 판결을 이유로 재판장을 특검한 전례는 찾아볼 수 없다. 청문회 또한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대상에서 제외한다.
김 위원장은 대법관들이 관련 기록도 다 읽지 않은 채 졸속 재판을 했다고 주장하나, 이 또한 설득력이 떨어진다. 대법원은 재판연구관들이 요약 정리한 자료를 기초로 1심과 2심에서 채택한 법률 논리의 정합성을 따지는 곳이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뒤 민주당에서는 삼권분립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한 달 뒤에 보자”(김병기 의원), “진짜 개싸움이 시작됐다. 개싸움할 때는 룰 따지는 거 아니다”(김준혁 의원) 등 조폭 언어에서부터 “삼권분립을 없애야 한다”(박진영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극단적 표현까지 난무하고 있다.
민주당이 사법부를 적으로 돌리고, 삼권분립을 부정할수록 이재명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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