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尹 탄핵선고 늦은 이유, 만장일치 위해 소수의견 기다려"

박서연 기자 2025. 5. 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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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대 몇으로 나가면 소수 의견 가지고 다수 의견 공격해"
"이미 결론 낸 사람들이 느린 사람 기다릴 필요 있어"
지역 소외 문제 거론 "인터뷰한다면 서울MBC 아닌 경남MBC와 할 것"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지난 3일 은인 김장하 선생을 만났다. 사진=MBC경남 유튜브채널 엠키타카 갈무리.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경남 진주에 있는 평생의 은인 김장하 선생을 찾아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 종결 이후 탄핵 선고까지 38일이 걸린 배경을 처음으로 밝혔다. 문형배 전 대행은 “시간이 조금 늦더라도 만장일치를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2일 문형배 전 대행은 은인 김장하 선생을 찾았다. 이날 문형배 전 대행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선고가 오래 걸린 이유에 관해 “말 그대로 만장일치를 좀 만들어보려고. 시간이 조금 늦더라도 만장일치를 하는 게 좋겠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소수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다수 의견을 가진 재판관들이 기다렸다고 했다. 문 전 대행은 “만약에 몇 대 몇으로 나가면 어떻게 공격하냐면, 그 소수 의견을 가지고 다수 의견을 공격할 수밖에 없다. 이런 주제를 가지고 재판관끼리 이견이 있는 상태에서 국민을 설득하기 힘들다 저는 그렇게 생각했고. 그 소수 의견조차도 한번 담아내 보자. 다수 의견으로. 그러니까 판결문 보면 넓은 길을 가는 게 아니고 좁은 길을 간 부분 있잖아요. 그런 의견 조율과정이었다”라고 말했다.

문 전 대행은 이어 “사건을 보자마자 결론이 서는 사람들이 있지만, 모든 것을 다 검토해야 결론을 내는 사람도 있다. 그 경우에는 당연히 빠른 사람이 느린 사람을 기다려야지. 빠른 사람, 급한 사람들이 인내를 가질 필요가 있다. 인내를 가졌고요. 그런 게 좋게 작용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김장하 전 남성문화재단 이사장이 “다수결이 민주주의의 꽃이라 그러는데, 요란한 소수가 조용한 다수를 지배한다, 그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거야?”라고 묻자, 문 전 대행은 “요란한 소수를 설득하고 다수의 뜻을 세워나가는 지도자가 나타날 거라고 저는 생각한다. 그런 체제가 가능한 게 저는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문 전 대행은 자신이 법률가가 된 이유에 관해 “제가 사실 연수원 다닐 때 인권변호사를 하려고 했다. 군대 3년을 가서 보니 사회도 좀 바뀌었고 노태우가 당선된 나라에서 김영삼이 다스리는 나라로 바뀐 거 갖고 인권변호사 너무 힘들 것 같더라. 제가 자신이 없더라. 제 생각에 자기가 감당하기 힘든 일을 했을 때 끝이 안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그러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거 중에 최선이 뭔가? 그래서 생각한 것이 지역 법관이에요. 부산에 가서 그 지역에 머무르면서 내 뜻대로 해보자. 지방에서 문화 정치 행정을 만들어야지. 전부 다 서울 가서 하는 게 좀 못마땅했고”라고 했다.

문 전 대행은 “저는 인터뷰를 한다면 경남MBC와 하지 서울MBC 하고는 하지 않는다. 마이크조차도 서울에 집중돼있다. 김장하 선생님도 지방에 계신다. 그리고 지방 마이크를 썼다. 그러니까 저는 부산 경남에서 판사 생활했고 그것만 가지고 재판관 된 거다. 그런데 재판관 할 때 이런 말이 있었다. 지방에서 무슨 큰 사건도 안 한 사람이. 지역이라는 게 전혀 장애가 되지 않는다. 다만 자기의 중심을 어디에 두냐 이것이다”라고 했다.

문 전 대행은 “진보 보수 갈등보다는 덜 하겠지만 이 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지역이 소외되고 있다. 서울 사람이나 진주 사람이나 다 소중한 사람들인데 덜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다. 이 논의조차 서울에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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