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하고 캠페인도 했습니다”...외국기업 한국지사로 위장, 수백억 탈취한 조직
외국계 투자기업이라 속이고
기부·봉사 모습 언론에 홍보해
피해자 신뢰 얻고 투자자 모집
가상자산 환전해 추적 어려워
![대규모 투자 사기 혐의로 수사 받고 있는 A사가 경찰들과 사기예방 캠페인 현수막을 들고 사진을 촬영 중이다. [사진 = 독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04/mk/20250504194207342tdgt.png)
4일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계는 지난달 15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A사를 압수수색하고 대표이사 정 모씨(55)의 계좌 추적에 나섰다.
피해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정씨는 A사가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투자사의 한국지사라고 홍보하며 지난해부터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정씨는 피해자들에게 “미국의 한 농업 기업이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 중이라는 정보를 알고 있다”며 “위탁투자를 하면 고수익은 물론 원금을 100% 보장하겠다”고 주장했다.
A사는 피해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2023년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봉사활동을 활발히 벌이는 것처럼 가장했다. A사는 각종 지방자치단체와 복지기관에 수백만 원의 기부금을 전달하거나 대규모 봉사활동을 주관했다. 이 모습을 담은 사진을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도록 해 대외적으로 ‘사회적기업’이라는 인상까지 심었다. 여기에 속은 피해자가 다른 피해자에게 투자를 권유하는 일마저 발생했다.
이들은 피해자들과 수사당국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경찰 등 정부 명의를 도용했다. A사 공식 홈페이지에는 경찰서와 함께 ‘사기 예방 캠페인’ 현수막을 들고 찍은 사진이 게시됐다. “우리 봉사활동 하는 곳인데, 같이 사진 한 장 찍어주시죠”라는 말에 경찰도 깜빡 속았다. 정부로부터 각종 봉사 관련 상훈을 받았다는 홍보도 곁들였다.
올해 초까지 투자수익을 배분하며 투자자를 모집하던 A사는 지난 4월 5일부터 모든 투자금 출금을 정지시킨 뒤 잠적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A사는 40여 개 계좌로 탈취한 투자금 대부분을 가상자산 테더(USDT)로 전환해 미국 거래소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경찰의 수사망을 회피하고 있었다. USDT는 미국 달러와 가치가 일대일로 연동되도록 설계한 스테이블코인이다.
A사는 또 피해자들에게 가상자산거래소 이용 방법을 직접 가르쳐 피해자가 직접 A사의 가상자산 지갑으로 USDT를 보내도록 했다. 이번 사기 사건으로 인한 피해자는 전국 최소 3000명에 달하며, 피해액은 수백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매일경제는 사실 확인을 위해 대표이사 정씨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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