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장관 "야당 감시는 위장된 독재"… 독일 극우정당 옹호
의회 허가받으면 AfD 도·감청 가능
독일 "극단주의 저지는 역사의 교훈"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극우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을 '우익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한 독일을 향해 "독재를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독일은 "극우 극단주의를 막는 것은 역사로부터 얻은 교훈"이라고 맞섰다. 독일 정계에서는 AfD 소속 공무원을 해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날 엑스(X)에 "독일은 정보기관에 야당 감시 권한을 부여했다"며 "이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위장된 독재"라고 말했다. "극단적인 것은 최근 선거에서 2위를 한 AfD가 아니라 독일의 개방적 이민정책"이라고도 덧붙였다.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전날 독일 연방헌법수호청이 AfD를 '입증된 우익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한 데 따른 것이다. 2013년 창당된 AfD는 반(反)이민·반이슬람을 표방하고,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주장하는 극우정당이다. 그간 연방헌법수호청은 AfD를 '우익 극단주의 의심단체'로 분류해왔는데, 전날 '입증된 우익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되면서 첩보 활동의 대상이 됐다.
연방헌법수호청은 독일의 정보기관으로, 극좌·극우단체, 테러리스트, 반유대주의자 등 독일의 민주주의를 해칠 가능성이 있는 단체와 인물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연방의회의 허가를 받으면 정보기관이 AfD 도·감청도 할 수 있다.
독일 외무부는 루비오 장관의 X 게시물에 직접 답글을 달며 반박했다. 외무부는 "우리는 역사로부터 극우 극단주의를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라고 받아쳤다. "이번 결정은 우리 헌법과 법치주의를 보호하기 위한 철저하고 독립적인 조사의 결과"라고도 했다.
독일에서는 연방헌법수호청의 결정에 따라 AfD 소속 공무원을 해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기독민주당(CDU) 소속 로데리히 키제베터 의원은 3일 "AfD 당적과 공직은 양립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로만 포제크 헤센주 내무장관도 같은 날 "경찰관과 행정 공무원들은 언제나 자유 민주주의 질서를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주간지 슈테른은 "현재 극우나 음모론 성향으로 조사 혹은 징계 절차를 받고 있는 경찰관 수는 최소 193명"이라고 집계하기도 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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