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KT, 1위 책임 다하려면 위약금 면제 적극 검토해야

한겨레 2025. 5. 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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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케이(SK)텔레콤의 가입자 유심 정보가 해킹되는 사고가 발생한 지 20일 가까이 지났지만 가입자들의 불안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현재 에스케이텔레콤 약관은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고객의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이 '1등 통신사'로서의 위상을 진정으로 지키고자 한다면 위약금 면제 조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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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 마련된 에스케이(SK)텔레콤 로밍센터에서 출국자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에스케이(SK)텔레콤의 가입자 유심 정보가 해킹되는 사고가 발생한 지 20일 가까이 지났지만 가입자들의 불안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해킹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사고 신고, 고객 고지, 유심 교체 과정 등에서 국내 1위 통신사답지 않은 미흡한 모습을 보여 큰 비판을 받았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또 하나의 쟁점은 번호 이동 시 위약금 면제 조처에 관한 것이다. 이번 사고로 통신사를 갈아타길 원하는 가입자가 많지만, 위약금 부담 탓에 이를 포기하는 가입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회사 쪽은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에 대해 4일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질의에 보낸 답변서에서 에스케이텔레콤이 법적 문제 없이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현재 에스케이텔레콤 약관은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고객의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이번 사태의 경우 회사가 유심 정보를 암호화하지 않은 점, 보안 예산을 삭감한 점 등을 고려해 회사가 가능한 기술적 보호 조처를 다 하였는지 판단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설령 약관상 위약금 면제 조항에 해당하는지가 명확하지 않더라도 회사가 자발적으로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약관은 민법상 계약이므로 계약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계약의 내용이 변경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사처는 또한 위약금 면제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위약금을 면제하는 결정이 고객 신뢰 회복 등 회사의 장기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점, 위약금 부과가 고객들의 소송이나 규제당국의 제재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배임의 고의가 명확하게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실제 에스케이텔레콤이 위약금 면제에 주저하는 이유는 법적인 문제점 때문이라기보다 위약금을 면제할 경우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해 시장 지위가 하락할 것을 염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기적인 손해에도 불구하고 위약금 면제 조처를 시행하는 것이 고객들에게는 회사의 책임을 다하는 모습으로 비칠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신뢰 회복과 브랜드 이미지 보호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이 ‘1등 통신사’로서의 위상을 진정으로 지키고자 한다면 위약금 면제 조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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