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친구 손잡고 전세계서 4만명 몰려
버핏 회장 깜짝사임 선언에
주주들 아쉬움속 박수갈채
빈틈없는 해결사 평가 받는
후계자 아벨, 새 시험대 올라
◆ 버크셔해서웨이 주총 ◆

3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CHI헬스센터. 행사 시작 2시간 전인 새벽 6시에 도착하니 이미 수천 명이 1㎞ 이상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워런 버핏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 일명 '자본주의 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전 세계 곳곳에서 몰려든 인파였다.
올해는 특히 트럼프발 불확실성에 입장권 4만장이 모두 동났다. 버핏 회장이 이날 질의응답 말미에 올해 말 그레그 아벨 부회장에게 CEO 자리를 넘겨주겠다고 발표하자 주총장은 일순간 술렁였고, 곧이어 수고했다는 의미의 박수가 객석에서 터져나왔다.
캐나다 에드먼턴의 노동자 계층 지역에서 성장한 아벨 부회장은 버핏 회장처럼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잡화점에서 일하고 신문 배달을 했다. 캐나다 앨버타대를 졸업한 뒤 에너지 회사 미드아메리칸에서 근무하던 중 이 회사가 1999년 버크셔해서웨이에 인수되면서 버핏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탁월한 사업 수완으로 2018년 비보험부문 부회장으로 발탁됐고, 2021년 버핏 회장의 공식 후계자로 지명됐다.
외신은 그를 두고 '빈틈없는 해결사'라고 평가하지만 버핏 회장 이후 경영 성과에 대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라고 본다.
올해로 세 번째 주총장을 찾은 토론토 소재 금융계 종사자인 벤저민 싱 씨는 "매년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장을 방문하는 것이 최고의 낙이자 배움이었는데, 내년부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이곳은 남녀노소를 모두 아우르는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 배움터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온 대런·수전 와이트 씨 부부는 9세, 7세인 두 아들과 손을 잡고 이곳을 찾았다. 남편 대런은 "올해 경제 공부로 버크셔해서웨이 주총 현장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전문 투자자들의 참가도 눈에 띄었다. 중국 상하이에서 온 전문 주식 투자자인 제이슨 쉰 씨는 "미·중 갈등 때문에 이번 주총장 방문을 고민했지만 버핏 회장의 말 한마디는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월가 주요 기관들이 책상에서 컴퓨터로 만든 리포트보다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총장을 채운 인파를 국적별로 나눠 보면 미국 다음으로 중국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주총 내용을 실시간으로 단독 생중계한 CNBC는 동시 통역으로 중국어만 제공했다. 특히 중국 참가자들 중에는 단체가 많았다.
현장에서는 버핏 회장의 투자 노하우 못지않게 그의 삶에 대한 철학과 태도도 주목을 받았다. 그는 꾸준히 공부하고, 검소하며, 낙관적인 자세로 유명하다. 한국에서 20시간 이상 걸려 와서 신혼여행으로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장을 찾은 김재윤·김지언 씨 부부는 "버핏 회장의 투자 정보와 관련 철학을 듣고, 그것을 기반으로 삶의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레그 아벨 부회장
△1962년 캐나다 앨버타주 출생 △1984~1992년 회계사로 PwC 근무 △1999년 버크셔해서웨이 합류 △2008년 미드아메리칸 에너지(현 버크셔해서웨이 에너지) CEO 취임 △2018년~현재 버크셔해서웨이 비보험부문 부회장
[오마하(미국)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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