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부모 같아서"… 에어컨 고치다 피싱 막아줘
70대 고객 이상 먼저 눈치채고
카드사에 전화 걸어 피해 줄여

부산에서 근무하는 삼성전자 가전제품 출장 서비스 엔지니어가 에어컨 수리 도중 고령 고객의 카드 피싱 피해를 조기에 차단한 미담이 전해지며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부산 구포센터 소속 박송욱 프로는 지난달 24일 오후 부산 사상구 괘법동의 한 아파트를 찾았다. 벽걸이형 에어컨의 냉방 불량으로 접수된 현장을 점검한 그는 실내기 열교환기에서 냉매 누설을 발견하고 수리 안내를 하던 중 고객 얼굴에 어딘가 불안한 기색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고객은 70대 초반의 여성이었다. 고객은 휴대폰 화면을 보여주며 자신이 사용하지 않은 카드 결제 문자가 계속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대응 방법을 몰라 속수무책이었다.
박 프로는 곧바로 휴대폰을 함께 살펴본 뒤 카드사 고객센터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카드사 측은 전날 카드가 재발급됐다고 설명했지만, 고객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 실물 카드는 고객이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고, 누군가 명의를 도용해 재발급과 인증을 마친 상황이었다. 박 프로는 카드를 긴급 정지하고, 추가 조치를 위해 은행에 방문해야 한다는 점을 친절히 안내했다.
박 프로는 "시골에서 혼자 지내는 장모님 생각에 더욱 발 빠르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 프로는 2003년부터 삼성전자서비스 부산 구포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18년 차 엔지니어다. 에어컨은 물론 냉장고, 세탁기, TV까지 모든 제품을 다룰 수 있는 만능 기술자다. 현장 경험만큼이나 고객 대응 노하우도 풍부하다. 긴 시간 현장에서 쌓은 경험 덕분에 고객의 표정과 말투만으로도 걱정이나 불편을 알아차리는 데 익숙하다.
올해 48세인 그는 고3, 중3 두 딸을 둔 아버지이자 부모님을 모두 여읜 가장이다. 고객 중에 비슷한 연배의 분들을 만날 때면 자연스럽게 부모님 생각이 나고, 그만큼 마음을 더 쓰게 된다고 말한다. 박 프로는 "서비스 기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소라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백종원 때문에, 죽고싶네요”…매출 고꾸라지는 가맹점주 한탄 - 매일경제
- 설악산에 웬 영국…‘갸우뚱’했던 호텔 30년 버텼더니 ‘헤리티지’ 됐다 - 매일경제
- [단독] “정말 실망했다”...민주당 ‘관세협상 중단’ 발언에 목소리 높인 한덕수 - 매일경제
- [단독] 한덕수 “대법원 의심하는건 망상”...민주당 탄핵시도 저격 - 매일경제
- [속보] 투자의 달인 워렌 버핏 회장 60년만에 은퇴 선언 - 매일경제
- 거래처 냉장고서 초코파이 꺼내 먹은 화물차 기사에 벌금형…“억울하다” 항소 - 매일경제
- “널 사랑했더라고”…故장제원 아들 노엘, 페스티벌서 포착 - 매일경제
- “노무현 잃었듯이 이재명 잃지 않을 것”…민주, 대법원장 청문회·국정조사 필요 주장 - 매일
- “새벽에 깨워서는”…이민정, 남편 이병헌 만행 폭로 - 매일경제
- 다저스, 김혜성 콜업, 애틀란타전 벤치 대기...에드먼 IL행 [오피셜]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