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아닌 정치 행위"...대법 '속전속결' 판결에 입 연 법학 교수들

제주방송 신동원 2025. 5. 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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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판사 이어 학계에서도 '대선 개입' 지적
우리나라 대법원 청사의 대법정 출입문 위에 있는 '디케' 정의의 여신상. 대부분 국가에서 눈을 가린 모습이지만, 우리 대법원은 눈을 가리지 않은 모습이다.


대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9일 만에 '초고속' 판결을 내린데 대해 현직 판사를 위시한 법조계는 물론, 법학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4일) 법학계에 따르면, 전국 다수의 법과대학 교수들이 이번 대법원의 이례적 재판 진행 절차에 대해 '대선 개입'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김창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날(3일) 본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건 재판이 아닌 정치다"라며 직격했습니다.

김 교수는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등 법원장 10명에 대해 사퇴를 촉구하고, 사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국회가 오는 14일에 대법관들을 탄핵소추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같은 날 "우리 사법사상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두고 이런 공판 진행이 이뤄지는 일은 없었다. 매우 심각한 일"이라며 "대법원장을 비롯해 일부 법관들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저버리고 본격적으로 선거에 개입하는 것이 아닌지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박 교수는 법관행동강령을 언급하며 "법관이 재판을 특정 후보자의 대통령 선거 참여를 방해할 의도로 이용하는 경우, 이는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는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대법원이 9일 만에 전원합의체에서 항소심 무죄를 뒤집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점, 그리고 직후 환송심 기록 송부·배당·공판기일 지정까지 속전속결로 진행된 점 등에 대해 "피고인(이재명)이 대통령 선거에 사실상 참여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파기환송 판결 주문을 낭독하는 조희대 대법원장


김기창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고등 법원이 하루 만에 기일을 지정했다고 들었다"라며, "만일 고등 법원의 판사들마저 이례적 속도로 이재명 후보자의 후보 자격을 박탈하는 판결을 내릴 경우, 대법관 10명을 탄핵해 직무에서 배제하는 길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또 "이들이 법복을 입고 저지르는 정치 개입 행위는 민주적 선거 절차를 저지하려는 반헌법적인 행위"라고 규정하며, "그러한 행위에 대해서는 헌법이 보장하는 탄핵 제도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말했습니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도 "소송기록을 속독할 시간도 없었고, 견해 차이를 치열하게 내부토론할 여유도 없이 그냥 몇 대 몇으로 밀어붙였다. 납득 불가"라며 "(대법원장의) 사법정치 개입에 대해 대법원장이 책임지고 거취를 정해야 할 시간이 다가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러한 사안에 대해 '신중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대선 전 확정 판결이 날 가능성이 사실상 '0'에 가까운 상황에서 법관 탄핵소추가 역풍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차성안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오늘(4일) 본인 SNS에 올린 글에서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은 그 공정성의 외관 손상과 부실한 논증으로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적어도 절차적 합법성의 테두리 내에 있다"며 "제발 상황을 망칠 수도 있는 자극적 언사를 잠시 멈추고 스스로의 주장의 논거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숙고하기 바란다"고 했습니다.

한편, 이번 대법원의 이재명 후보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 판결을 두고 부산과 청주 등에서 근무하는 부장판사가 법원 내부망을 통해 이를 비판하는 실명 글을 올렸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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