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잉거 "클래식 발레는 지금의 나, 현대무용은 미래의 나"
아시아 초연으로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현대무용 움직임, 인간적이고 진실된 느낌"

"지금의 나를 설명할 때 클래식 발레가 늘 언급되겠지만 현대무용은 미래의 나를 가리킵니다."
스웨덴 출신 요한 잉거(58)는 세계 유수 무용단과 협업하는 주목받는 안무가다. 2016년 무용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안무상을 받았다. 스웨덴 왕립 발레단에서 무용수 경력을 시작해 현대무용계의 거장 지리 킬리안이 이끄는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NDT)로 이적했다. 안무가 활동은 NDT2를 위한 첫 작품을 발표한 1995년부터 시작했다.
잉거는 서울시발레단과 함께 9~18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워킹 매드 & 블리스'를 아시아 초연으로 선보인다. 그의 대표작 '워킹 매드'(2001)와 '블리스'(2016) 두 편을 한 무대에 올리는 더블빌 공연이다. 잉거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클래식 발레가 역사적이고 보수적이며 아름답다면 현대무용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거울에 가까워 내게는 좀 더 설득력이 있다"며 "클래식 발레 무용수로서 정체성 확립에 어려움이 있었고 더 현대적인 방법으로 움직이고 춤추는 데에 끌렸다"고 장르를 아울러 활동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발레 무용수들의 무게 중심이 날아갈 만큼 가볍게 위를 향하는 반면 현대무용의 움직임은 좀 더 바닥을 향해 중심과 함께 움직인다"며 "현대무용의 움직임은 내부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더 인간적이고, 진실된 느낌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잉거는 1990년대 NDT 무용수로 내한했고, 2002년 스페인 국립무용단이 그의 작품 '카르멘'을 공연했지만 안무가로서 한국 관객과 직접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해외에서 만난 한국 무용수들은 인상 깊었다"며 "서울시발레단 무용수들과의 작업도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잉거가 무용수에서 안무가로 활동 영역을 확장한 이유는 그만의 "창작력 탐구에 중독됐"기 때문. 그는 "킬리안의 작품을 보고 크게 감명받아 NDT에 합류했고 킬리안과 공동 창작 기회도 얻었다"며 "이 경험이 나만의 창의력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내 춤은 인간에 대한 겸손과 탐구"

이번에 공연하는 두 작품 '워킹 매드'와 '블리스' 사이에는 15년의 간극이 있다. 잉거는 "창작자로서 초기에는 스스로를 증명하거나 소통하기 위해 연극적으로 접근했고 문자 그대로의 상황을 만들었다"며 "점차 경험이 쌓이면서 과장된 상황이나 특정 주제 없이 소통하는 데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소통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두 작품은 "인간에 대한 겸손과 탐구가 담겨 있"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두 작품 모두 음악이 영감의 원천이다. '워킹 매드'는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와 아르보 패르트의 '알리나를 위하여'를 활용했다. 그는 "어렸을 때 TV로 한 지휘자가 '볼레로'를 지휘하는 모습을 봤는데 차분하게 시작해 일종의 광인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큰 영감을 줬다"고 돌아봤다. 이 작품에는 객원 수석무용수로 서울시발레단에 합류한 영국국립발레단(ENB) 리드수석 이상은(39)이 참여한다. 이상은은 독일 드레스덴젬퍼오퍼발레단에 소속된 2016년 '워킹 매드'에 출연한 경험이 있다. '블리스'는 키스 재럿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다. 잉거는 "오랫동안 들어 온 키스 재럿 음악 자체를 안무해 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창작 과정을 통해 잉거가 구현하고자 하는 철학은 "공유"다. "관객과 공연자들을 하나의 여정으로 데려가 최대한 정직하고 투명하며 날것 그대로의 과정으로 이끌고자 합니다. 제 작품이 유머러스하고 도전적인 면은 있지만 언제나 정직하고 진실된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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