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Pick] ‘감시초소’ 된 홈캠… 막을 法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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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교사·베이비시터·요양보호사 등
동의 없이 녹화 피해에도 속수무책
스마트홈 시장 규모 2027년 13조 전망
보급 확대 발맞춰 제도 개선 목소리

홈캠을 설치하는 가정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반면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가정방문 노동자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 내에서 다문화가정방문교사를 하는 정남숙(가명)씨는 소속된 센터를 통해 최근 ‘경고’ 조치를 받고 깜짝 놀랐다. 수업 방해 행위를 하는 다문화 아동을 진정시키기 위해 말로 꾸짖었는데, 해당 행동을 그 부모가 홈캠으로 모두 지켜보고 센터에 민원을 제기했다.
문제는 몇 달째 수업을 이어간 정씨에게 부모는 집 안에 홈캠을 설치했다는 사실을 한번도 고지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다문화가정방문교사는 결혼 이민자나 외국 출신 부모가 있는 가정을 직접 방문해 한국어 교육 등을 지원하는 교사로 여성가족부에서 각 지역의 다문화센터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정씨는 지금까지 본인 동의 없이 모든 수업이 부모에게 공개돼고 녹화됐다는 사실에 대해 센터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센터 측은 대응할 법적 방법이 없어 집에 홈캠을 설치했는지 먼저 묻는 등 방문교사가 주의해야 한다는 답변만 받은 상태다.
이처럼 가정에 방문하는 노동자들이 집에 설치된 홈캠으로 사생활과 개인정보 등이 노출되는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정방문 노동자는 정씨 같은 다문화교사뿐 아니라 베이비시터, 요양보호사, 방문간호사와 장애인 활동보조사 등 주로 약자 돌봄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홈캠으로 자신들의 직무 활동과 사생활이 노출돼도 이를 제지하거나 문제를 제기할 법적 장치는 부재한 상황이다. 개인정보보호법상 홈캠과 관련해선 자신의 소유지 내에 설치하고, 타인에게 공유하지 않으면 명확히 법적으로 위반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일터에서 CCTV 등을 이용하는 사업주와 근로자 간의 관계는 다르다.
고용노동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2023년 개정한 가이드라인을 보면,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 없이 명백히 감시 목적으로 CCTV를 설치·도입한 경우에는 위법 소지가 있다고 명시했다.
이에 홈캠이 육아, 보안 등의 이유로 보급이 늘고 있는 만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홈캠 등 국내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5조9천814억원이며 2027년에는 13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홈캠이 기본적으로 업무가 아닌 개인의 목적으로 설치한 카메라이다 보니, 위법성을 판단하기 굉장히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집에 방문하는 사람들마다 동의를 받아야 하는가, 설치 위치도 명백히 숨긴 것이냐 아니냐 등 판단 기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고건 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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