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티오 확대? 중국, 사우디 모델 따라갈 수도 없고 따라가서도 안 된다[김세훈의 스포츠IN]

김세훈 기자 2025. 5. 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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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사키 팬들이 4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앞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AP



일본 가와사키가 2024~2025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했다. 결승에서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에 0-2로 패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뛰는 알 나스르를 꺾고 결승에 오른 가와사키는 우승은 놓쳤지만, 구단 역사상 최고 ACL 성적을 남기며 일본 축구의 힘을 보여줬다.

축구시장 분석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가와사키 37명 중 외국인은 7명(18.9%)뿐이다. 가와사키는 챔피언스리그를 치르는 동안 거의 모든 경기에 일본 선수 8~9명을 선발로 내세웠다. 우승팀 알 아흘리는 30명 중 12명이 외국인이다. 비중으로 따지면 무려 40%다. 브라질, 터키, 벨기에, 스페인, 세네갈 현지 국가대표 또는 국가대표급이다. 구단 시장가는 2692억원으로 가와사키의 열배를 넘는다. 알 나스르, 알 힐랄 등 4강에 오른 다른 사우디 구단도 돈이 넘친다. 사우디 리그를 키우겠다는 목표로 국가 차원에서 오일머니를 쏟아 세계 최고 선수들을 영입한 결과다.

광주FC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패한 뒤 사우디까지 함께 한 서포터스와 위로를 주고받고 있다. 게티이미지



한국에서는 광주FC가 8강까지 진출했다. 광주 시장가는 136억원에 불과하다. 8강전에서 맞붙은 알 힐랄의 20분의 1 수준이다. 외국인 선수도 4명뿐이다. 8강전에서 0-7로 대패했지만 가난한 구단이 8강까지 간 것도 기적이다. 가와사키와 살림살이가 비슷한 요코하마도 8강까지 갔다.

중국은 10여년 전 부동산 등으로 엄청난 부를 챙긴 기업들이 앞다퉈 축구에 투자했다. 축구를 좋아하는 시진핑 주석의 압박도 있었다. 중국 기업들은 유럽축구판에서 받는 연봉의 4배 이상을 지불하며 유럽, 남미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물론 뛰어난 성적을 낸 구단도 있었지만 대부분 사실상 실패, 패배를 맛봤다. 그건 중국축구의 저변이 약했고 자국 선수들의 기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 경제가 하락기에 접어들고 중국 축구계가 승부조작 등 비리의 온상이 되면서 중국 축구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어린이들은 어릴 때부터 축구를 자유롭게 즐긴다. 선수 육성 시스템이 잘돼 있다기보다는 잠재력이 풍부한 어린 선수들이 많다. 스페인은 체구가 큰 나라는 아니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대표팀과 프로팀을 보유하고 있다. 벨기에 인구는 1200만명에 불과한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까지 오른 강국이다. 크로아티아 인구는 400만명인데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강호다. 벨기에, 크로아티아는 육성 시스템이 좋다.

일본축구협회는 2005년 ‘일본의 길(Japan’s Way)’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대표팀 강화, 유소년 육성, 지도자 양성, 축구 보급 4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일본 축구가 추구하는 선수 역량, 대표팀이 원하는 플레이가 포지션별로, 영역별로 제시됐다. 시동기(5~8세), 성장기(9~12세), 도전기(13~17세), 성숙기(18~21세) 등 연령대별 훈련법이 공유됐다. 체력 강화를 위해 피지컬 프로그램도 큰 축을 차지했다. 세계 최고 수준 지도자 양성, 축구가족 확장, 축구문화 구축 사업도 들어갔다. 최종 목표는 ‘2050년까지 축구 인구 1000만명 확보, 월드컵 우승’이다. 현재 일본 연령대별 국가대표팀 기량은 무척 뛰어나다. 국가대항전에서 세계 강호들과 비슷한 기량을 겨룬다. 일본의 기량을 한국을 넘어 이미 탈 아시아 수준이다.

트랜스퍼마르크트 분석 자료



우리가 따라야 하는 모델은 중국식, 사우디식 모델일까. 벨기에, 크로아티아, 일본식 모델일까. 한국축구가 강해지는 확실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방법은 육성과 교육뿐이다. 축구는 돈, 인구가 아니라 육성 시스템으로 하는 것이다. 풀뿌리 축구가 약하면 프로리그에 많은 돈을 쏟아도 모래성에 불과하다. 게다가 한국은 축구에 투자할 돈도 별로 없지 않나.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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