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촉발한 ‘무역전쟁’···싱가포르 유권자도 여당에 힘 실어줬다
WSJ “트럼프 세계 질서 개편이 與에 유리하게 작용”
웡 총리 취임 첫 총선서 압승해 입지 공고

싱가포르 조기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인민행동당(PAP)이 압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무역질서를 흔들며 주요국 정치 지형에 큰 영향을 끼치는 가운데 교역 의존도가 높은 싱가포르의 유권자들이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따라 안정을 추구하며 집권 여당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5월 싱가포르 새 지도자가 된 로런스 웡 총리는 취임 후 첫 총선을 승리함으로써 안정적인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식 개표 결과 PAP가 전체 97석 중 87석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93석 중 83석을 차지한 2020년 총선과 비교해 선거구 개편으로 늘어난 의석수 4석만큼 더 많은 의원을 배출했다. 야당인 노동자당(WP)은 10석을 얻는 데 그쳤다. WP는 지난 총선에서 야당 역대 최다인 10석을 가져간 바 있다.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였던 PAP 득표율은 65.6%로 집계됐다. ‘싱가포르 국부’로 불리는 고(故) 리콴유 초대 총리가 설립한 PAP는 1965년 독립 이후 모든 총선에서 승리했으며 이번 총선도 PAP 승리는 기정사실로 여겨왔다. 이에 누가 집권하느냐보다 PAP가 얼마나 득표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로 꼽혔다.
PAP 지난 2020년 총선에서 61.2%를 얻어 사상 최저 득표율로 사실상 패배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도 일각에서는 여당 득표율이 6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생활비 불안 등에 힘입어 야당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진단에서다. 하지만 투표 결과 PAP는 예상보다 높은 득표율로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 블룸버그는 “웡 총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PAP의 득표율이 사상 최저였던 2020년보다 높아졌다는 점”이라면서 “지난 선거 이후 수십억 달러의 보조금 지급 등 일련의 조치를 통해 영향력을 강화해 온 집권 여당은 이러한 결과에 큰 안도감을 느낄 것”이라고 진단했다.
PAP 의석 점유율은 89.7%로 나타났다. 2020년 총선 PAP 의석 점유율은 89.2%로 사상 처음으로 90% 아래로 떨어졌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은 의석 점유율이 90% 회복에는 실패했지만 야당 의석수 확대를 막았다는 점에서 선전했다는 평가가 많다.

PAP 승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여파가 있다는 해석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 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자 싱가포르 유권자들이 안정을 택했다는 것이다. 웡 총리는 선거 과정에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위기를 강조하며 안정적인 여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글로벌 무역과 안보를 지배해온 규칙을 공격적으로 재편하는 것이 현 집권 정당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고 짚었다. 동남아 정치 전문가 브리짓 웰시는 “웡과 트럼프 효과라고 할만하다”며 “경제 불안 문제가 웡 총리에 대한 신임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웡 총리가 지난해 5월 취임한 이후 열린 첫 총선이다. 20년간 싱가포르를 통치한 리셴룽 총리에 이어 새 지도자가 된 그가 확고한 리더십을 구축할 수 있을지를 확인할 시험대로 꼽혔다. 지난 총선보다 나은 결과로 웡 총리는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게 됐다. 웡 총리는 지역구 승리 직후 “강력한 지지에 감사드리며, 더 열심히 노력해 보내주신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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