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 득표’ 대통령 만드는 스리랑카

20세기 후반 민주화를 이룬 스리랑카는 한국처럼 대통령 직선제를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방식은 다소 다르다. 유권자가 대선 후보 중 3명을 골라 선호도 순위를 매긴다. 이후 '1순위 선호도'만을 기준으로 한 개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유권자의 2·3순위 선호도까지 고려하는 추가 개표를 통해 최다 득표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
유권자 의사 다층적으로 반영
지난해 스리랑카 대선 상황을 보자. 1차 개표 결과 아누라 디사나야케 국가인민동맹(NPP) 후보가 42%로 1위, 사지트 프레마다사 국민의힘연합(SJB) 후보가 33%로 2위에 올랐다. 현직 대통령이던 라닐 위크레마싱헤 후보는 득표율 17%로 3위에 그쳤다.스리랑카 대통령 선거관리위원회는 상위 2명을 최종 후보로 압축한 뒤 2차 개표에 착수했다. 탈락한 후보를 '1순위'로 선택한 유권자 표를 취합해 그들의 '2순위'를 기준으로 재분류한 것. '2순위' 자리에 최종 후보 이름이 있으면 그가 득표한 것으로 산정해 기존 표에 누적했다. 그 결과 디사나야케 후보가 득표율 56%를 얻어 대통령으로 당선했다.
2차 개표에서도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유권자의 '3순위' 선호까지 고려하는데, 스리랑카가 1982년 현행 선거제를 채택한 이후 3차 개표가 진행된 적은 없다.
‘선호투표제'로 불리는 이 방식을 택하면 당선인의 득표율이 높아지고 유권자 의사가 다층적으로 반영돼 대통령의 민주적 정당성이 강화된다는 분석이 있다. 국민의 대표성을 획득하기에도 용이하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상위 후보 2명을 대상으로 재투표를 실시하는 '결선투표제'와 비교하면 선거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당선인 결정까지 시간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리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스리랑카 외에도 호주, 아일랜드 등 일부 나라가 의회 선거 등에 선호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한 번의 투표에서 최다 득표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단순다수제' 선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1987년 개헌 이후 치른 대선에서 50% 이상을 득표한 당선인은 2012년 박근혜(51.5%)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노태우(36.6%) 전 대통령은 40%에 못 미치는 역대 최저 득표율로 당선하기도 했다.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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