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기하학적 갈등'이 낳은 장미꽃잎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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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주 표지로 아름답게 피어난 붉은 장미꽃의 모습을 실었다.
가장자리가 살짝 말린 장미꽃잎들은 겹겹이 겹쳐진 채 좁은 공간에서 맞물려 장미꽃의 모양을 형성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장미가 자라면서 겪는 '기하학적 갈등'이 꽃잎의 독특한 형태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 결과 장미꽃잎은 기하학적 비호환성에 따라 발생한 응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구조적으로 형태를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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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주 표지로 아름답게 피어난 붉은 장미꽃의 모습을 실었다. 가장자리가 살짝 말린 장미꽃잎들은 겹겹이 겹쳐진 채 좁은 공간에서 맞물려 장미꽃의 모양을 형성하고 있다.
장미꽃잎의 우아한 곡선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과학자들이 장미가 자라면서 겪는 '기하학적 갈등'이 꽃잎의 독특한 형태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에란 샤론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 연구팀이 실시한 관련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1일(현지시간)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론적 분석과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장미꽃잎이 꽃잎의 외곽을 둥글게 말고 끝부분을 날카롭게 만드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장미꽃잎은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구조적 스트레스를 만들어내며 이로 인해 특정한 형태가 필연적으로 형성된다는 것이다.
평평한 종이도 중앙이 더 많이 늘어나도록 설계되면 자연스럽게 말리거나 접히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꽃잎도 일정한 방식으로 구부러지지 않으면 내부에 응력이 쌓이게 된다. 물리학계에선 이처럼 표면의 내재적 기하 구조가 3차원(3D) 공간에서 매끄럽게 펼쳐지지 못해 생기는 응력 상태를 '기하학적 비호환성'이라고 한다.
연구 결과 장미꽃잎은 기하학적 비호환성에 따라 발생한 응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구조적으로 형태를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꽃잎은 바깥쪽으로 말리면서 내부 응력이 가장 덜 쌓이는 방향으로 스스로 형태를 바꿨다. 해소되지 않은 응력 에너지가 꽃잎 끝의 뾰족한 모서리와 말려 올라간 곡선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얇은 고무판을 다양한 패턴으로 자라나게 만들어 장미꽃잎과 유사한 곡선을 실험실에서 재현했다. 실험 결과 꽃잎의 형태는 단순한 생물학적 신호나 유전적 지시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인 힘과 수학적인 제약이 작용한 결과라는 점이 입증됐다.
이번 연구는 식물의 성장 원리를 넘어 인공 구조물 설계에도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를 이끈 샤론 교수는 “자연에서 발견한 원리를 인공 구조물이나 건축 설계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연의 복잡한 형태는 물리적 제약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참고 자료>
- science.org/doi/abs/10.1126/science.adt0672#supplementary-materials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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