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 “관객들의 ‘몰입’ 위해 사생활 공개 지양한다”

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2025. 5. 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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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거장 ‘러브콜’ 받는 연기파 배우 배두나의 연기관

(시사저널=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봉준호부터 워쇼스키 자매, 잭 스나이더, 고레에다 히로카즈까지 세계적인 감독들의 러브콜을 받는 연기파 배우 배두나가 영화 《바이러스》로 돌아온다. 《바이러스》는 이유 없이 사랑에 빠지는 치사율 100% 바이러스에 감염된 택선이 '모쏠' 연구원 수필, 오랜 동창 연우, 그리고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전문가 이균 등 세 남자와 함께하는 여정을 그린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 속 배두나는 연애 세포 소멸 직전, 바이러스로 인해 온 세상과 사랑에 빠진 번역가 택선 역을 맡아 세 남자와 함께 톡톡 튀는 시너지를 빚어내며 극의 중심을 이끈다. 김윤석, 장기하가 출연하고, 대세 배우 손석구가 특별출연한다. 함께 출연한 김윤석은 배두나에 대해 "때론 천진한 아이 같고, 때론 사랑에 빠진 성숙한 여인의 모습까지 천의 얼굴을 지닌 배우"라고 극찬을 하기도 했다. 배두나를 직접 만나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연기관에 대해 들었다.

ⓒ바이포엠 스튜디오, 더캠프

오랜만에 밝은 역할이다.

"갈망이 있었다. 그래서 너무 재미있었다. 가끔 무거운 기운이나 스트레스를 떨쳐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얼마 전 언론시사회 때 말씀드렸지만 《킹덤》 《터널》 《도희야》를 찍고 마음이 무거워질 때쯤 이 작품을 만나게 돼서 재미있게 놀았다."

영화 속 스타일링이 사랑스럽다. 과거의 배두나를 연상시킨다.

"포스터에서 입은 핑크색 방역복도 현실적이기보다는 판타지적인 미감이 있다. 까만 옷을 입던 애가 환하게 밝아졌다는 느낌이랄까. 저는 분장, 의상에 영향을 많이 받는 배우다. 어떤 옷, 어떤 메이크업을 하느냐에 따라 몰입도가 달라진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덕분에 연기하는 동안 나사가 살짝 풀리긴 했다. 하하."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김윤석 선배와 연기 한 번 해보고 싶었다. 그게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20년 넘게 연기하면서 한 번도 김윤석 선배와 호흡을 못 해봤다는 조급함이 있었는데, 이번이 기회다 싶었다. 그리고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것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처럼 나타나는 증상이라는 게 많이 공감이 됐다. 사랑이 열병이지 않나. 그 설정이 귀엽고 밝고 착하고 희망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화 같은 느낌이 좋았다."

김윤석 배우와 연기해 보니 어땠나.

"너무 좋았다. 사실 처음에 김윤석 선배와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게 영화 《암수살인》을 보고 나서다. 주지훈 배우와 붙는 장면이 많았는데, 저도 주지훈 배우를 잘 알지만 굉장히 편안하게 논다는 느낌이 들었다. 배우들은 안다. 상대 배우가 받쳐주기 때문에 그게 가능하다는 것을. 그때 윤석 선배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실제로 한 장면씩 만들 때마다 선배님이 기둥이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라. 선배님은 나무 기둥이고 저는 잔가지의 흩날림이랄까. 그래서 믿고 연기할 수 있었다. 덧붙이자면, 대사든 애드리브이든 엄청 기발하시더라. 스토리를 관통하는 능력도 기발해서 너무나 배울 게 많았다."

작품을 찍기 전에 김윤석 배우의 작품을 몰아서 봤다고 들었다.

"이 작품 찍기 전에 저 홀로 '김윤석 영화제'를 했다. 하루에 3개씩 봤다. 어두운 작품부터 하이 코미디를 하시는 작품까지 다 봤다. 그래서 믿고 이 작품을 선택할 수 있었다. 저는 김윤석 선배의 코미디가 참 좋다. 가벼운 코미디라기보다는 블랙 코미디 말이다."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상대 배우의 작품을 몰아 보는 편인가?

"사실 제가 평소에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 상대 배우에 대한 정보가 없다. 그래서 상대 배우가 결정되면 몰아서 보는 편이다. 사실 신선하게 다가가려면 안 봐도 되는데, 궁금한 상대 배우나 감독님 작품은 다 보는 편이다."

손석구 배우도 출연한다.

"손석구씨랑은 4번째 작품이다. 호흡을 많이 맞춰봐서 재미있게 찍었다."

코로나19 전에 찍은 작품이다. 한데 왠지 코로나19 상황을 관통한다.

"맞다. 분명 전에 찍었던 영화이고, 훨씬 전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영화인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이게 무슨 일인가, 왜 우리 영화랑 비슷한가 하는 생각에 황당했다. 한데 나중에는 슬펐다. 너무 많은 피해자들이 나오고 이렇게까지 심각해질지는 몰랐다."

개봉이 미뤄졌던 만큼 감회가 특별할 것 같은데.

"솔직히 말하면 기억이 잘 안 난다. 이번에 기술 시사를 하는데 처음 보는 영화의 느낌이랄까. 대신 화면 속 제 모습이 풋풋하긴 하더라. 젊고, 어리고, 좋다. 이 정도. 하하."

가수 장기하도 배우로 출연했다.

"덕분에 촬영할 때 재미있게 놀았다. 너무 잘하더라. 가수도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는 것이다. 실제로 본인의 어떤 특유의 리듬감과 대사 치는 톤으로 개성 있게 연기하는 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하는 것 같지 않게 연기하는 게 신기했다. 대사를 말처럼 하는 것도 신기했다. 전혀 긴장을 안 하시더라. 실제로 슛이 들어가면 신기하게도 초등학교 시절부터 알던 사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역시 음악계에서 관록 있는 분은 영화계에서도 통하는구나 싶더라."

영화 《바이러스》 스틸컷 ⓒ㈜바이포엠스튜디오

김윤석 배우와 약간의 로맨스도 있었다, 다음에 어떤 호흡을 맞추고 싶은가.

"이번에는 제가 보호받는 캐릭터였다면 다음에는 구박받는 캐릭터로 만나고 싶다. 티키타카 하는 그런 사이.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

김윤석 배우처럼 같이 연기해 보고 싶은 배우는 또 없나?

"너무 많다. 최근에는 《폭싹 속았수다》를 보고 염혜란 선배님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 보는 내내 체수분이 엄청 나왔다. 주로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러닝머신을 하면서 보는데, 덕분에 탈진 상태였다(웃음)."

현실적인 로맨스 작품에는 욕심이 없나?

"사실 제가 로맨스 연기를 하는 것보다 로맨스 작품을 보는 게 더 재미있다. 아무래도 사회 분위기나 뉴스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요즘같이 슬픈 일이 뉴스에 많이 나오거나 기분이 안 좋을 때는 달달한 로맨스를 보거나 어떤 한 사람의 인생을 얘기하는 작품이 좋은 것 같다."

다작 배우는 아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다작을 했을 때는 시리즈로 가게 돼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에는 작품이 많지 않기에 좀 더 신중하게 고르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고 특별히 관심이 있는 장르 같은 것도 없다. 그저 예전이나 지금이나 인간에 대해서 관심이 많을 뿐이다. 사진을 찍을 때도 저는 자연보다 인간을 많이 찍는다."

어찌 보면 이번 작품은 배두나가 20대 때 했던 역할과 코드가 비슷하다.

"맞다. 20대 초반에 많이 하던 걸 오랜만에 해본다. 요즘 대중들은 피식피식 엉뚱한 웃음 코드를 좋아하시는 것 같다. 피드백은 다들 좋다. 요즘 날씨도 봄이고 우리 영화도 상큼하지 않나?"

어쩔 수 없이 요즘은 영화 홍보를 하면서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활용해서인지 배우의 편안한 모습이나 사생활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조심하는 편이다. 스스로 자진해서 매일 인스타그램에 나를 올리고 브이로그를 찍어서 내가 사는 곳이 다 나오게 하는 것은 분명히 지양한다. 하지만 1년에 한두 번은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부잣집 역할도, 가난한 역할도, 감옥에 사는 사람도 연기할 수도 있는데 제 사생활이나 집까지 다 알면 관객들이 몰입되지 않을 것 같아서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서 사진 올리는 것도 자제하게 된다. 팬들에게는 불친절하지만, 최대한 연기 수명을 늘리려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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