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행 아니다” ML 폭격 중인 이정후, 비결은 ‘특별한 타격자세+엘리트 컨택 능력’

안형준 2025. 5. 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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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이정후의 맹타 비결은 무엇일까.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5월 3일(한국시간) 올해 메이저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SF)의 맹타 비결을 분석했다.

이정후는 2일까지 시즌 31경기에 출전해 .316/.372/.521 3홈런 18타점 3도루를 기록했다.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37경기 .262/.310/.331 2홈런 8타점 2도루의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기고 부상을 당했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진 이정후다.

MLB.com은 이정후의 스윙 매커니즘에 주목했다. 극단적인 오픈 스탠스에서 두 차례 스텝을 옮기는 타격 자세와 극단적인 어퍼 스윙으로 만들어내는 라인드라이브 타구와 남다른 컨택 능력이 이정후의 성적 비결이라는 분석이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정후는 올해 극단적인 오픈 스탠스를 취하며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 첫 타격 자세에서 이정후의 오른발과 왼발의 각도는 무려 41도나 벌어져있다. 상체는 마운드에서 등번호가 보일 정도로 닫고 있지만 앞다리는 뒤로 쭉 뺀 형태의 타격 준비 자세를 가진 이정후다.

하지만 투수가 투구 동작을 시작하면 스탠스는 극단적으로 변화한다. 극단적으로 벌리고 있던 앞다리를 스퀘어 스탠스 수준으로 집어넣은 뒤 투수의 손에서 공이 떠날 때까지 멈춰 기다린다. 그리고 투수가 공을 놓는 순간 앞다리를 앞으로 쭉 내딛으며 배트를 휘두른다.

무려 41도나 다리를 벌리고 있는 이정후의 타격 준비자세는 현재 메이저리그 타자 중 5번째로 큰 각도의 오픈 스탠스다. 지난해 33도에서 더 극단적으로 벌어진 것. 오픈 스탠스 타격 자세는 타구에 힘을 실을 수 있는 몸의 회전이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지만 시야를 확보해 공을 더 잘 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MLB.com은 이정후의 극단적 오픈 스탠스가 투구 구종 판단에 굉장히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MLB.com에 따르면 이정후는 자신의 독특한 타격 자세에 대해 고등학교 때부터 정립하기 시작한 것이며 아버지에게 배운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리고 타격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타이밍'을 꼽았다. 정확한 타이밍에 스윙할 수 있다면 어떤 투수를 상대로도 좋은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공을 오래 본다고 다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타고난 컨택 능력이 뒷받침되는 덕분에 메이저리그를 놀라게 할 수 있는 것이다. MLB.com은 이정후가 가진 '엘리트' 급의 컨택 능력이 이정후에게 큰 이점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정후는 장타자가 아니다. 중장거리 타격 능력을 가졌지만 홈런을 양산할 수 있을 정도의 힘과 장타력을 가진 타자는 아니다. KBO리그 시절부터 그런 타자였던 이정후다. 메이저리그 레벨에서 배트 스피드가 빠른 타자도 결코 아니다. 이정후의 평균 타구 속도는 올해 시속 89.3마일로 리그 평균(88.5마일)보다는 조금 높지만 순위로는 하위 43%에 그치는 수치다. 5%인 배럴타구 비율은 하위 25%, 33.7%인 강타비율은 하위 22%에 불과하다. 평균 시속 68.5마일의 배트 스피드는 리그 하위 10%에 해당한다.

하지만 부족한 힘을 어퍼 스윙과 특유의 컨택 능력으로 커버하고 있다. 배트 스피드가 빠르지도 않고, 공을 쪼갤 듯이 타격을 할 수도 없지만 배트 중심에 공을 맞히는 능력은 뛰어나다. 이정후의 스윗스팟 명중율은 올해 39.6%로 리그 평균(33.2%)을 크게 상회한다. 여기에 극단적인 어퍼 스윙으로 발사 각도를 끌어올려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어퍼 스윙을 하는 타자임에도 이정후의 평균 발사각도는 11도로 리그 평균(12.3도)보다 낮다. MLB.com은 이정후가 프레디 프리먼(LAD), 스티븐 콴(CLE)과 같은 스윙을 하고 있다고 짚었다.

낮은 탄도를 어퍼 스윙으로 커버하며 발사 각도를 끌어올린 이정후는 올해 상위권인 31%의 라인드라이브 타구 생산율을 보이고 있다(ML 평균 24.7%). 홈런은 많지 않지만 스윙 매커니즘 자체는 장타자와 비슷한 만큼 공을 잡아당겨 띄우는 비율도 19.8%로 지난해(14.2%)보다 크게 오른 것은 물론 리그 평균(16.6%)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이정후가 가진 컨택 능력의 진가는 '스퀘어드 업' 비율에서 나타난다. 스탯캐스트가 최근부터 산출하기 시작한 스퀘어드 업 비율은 가장 빠른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스윙을 얼마나 했느냐의 비율이다. 얼마나 빠른 타구를 만들어냈느냐가 아닌 타자가 가진 배트 스피드 등 스윙 능력치 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한 빠른 타구의 생산 비율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정후는 이 스퀘어드 업 비율이 35.2%로 리그 상위 6%에 해당한다.

대단하게 강한 타구를 양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할 수 있는 최상의 타구를 꾸준히 만들어내는 타격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MLB.com은 이정후의 이런 타격 능력들을 감안해 "이정후의 타구는 '플루크(요행)'가 아니다. 기대 타율도 리그 최상위권인 0.308에 달한다"고 짚었다.

MLB.com에 따르면 이정후는 올해 여러 지표들이 오른 비결로 '경험'을 꼽았다. 지난해 비록 짧았지만 빅리그 투수들을 경험한 것이 올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정후의 활약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최근 타격 페이스가 조금은 떨어졌지만 여전히 리그 최상위권의 성적을 쓰고 있다. 6년 1억1,3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맺었지만 지난해 아쉬운 데뷔시즌을 보낸 뒤 평가가 떨어졌던 이정후는 올해 왜 자신이 그런 특급 평가를 받은 선수였는지를 제대로 증명해내고 있다.(자료사진=이정후)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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